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중국 부동산 업계의 거침없는 '독설가'이자 파워블로거로 유명한 런즈창(任志强) 화위안(華遠)그룹 전 회장이 시진핑(習近平) 정권에 '독설'을 뱉은 대가로 엄벌을 받을 예정이다.
중국 사법 당국 기관지인 법제만보(法制晩報)는 베이징시 시청(西城)구 공산당위원회(이하 위원회)가 지난달 29일 '런즈창 전 회장의 엄중한 기율위반에 대한 정확한 인식 촉구 통지(문)'을 발표했다고 1일 보도했다.
위원회는 통지문을 통해 "공산당원인 런 전 회장이 인터넷에 법규를 위반하는 내용과 잘못된 의견을 공개해 중국 사회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당의 이미지를 심각하게 훼손했다"고 강력하게 비판했다.
또, "'중국 공산당 기율처분 조례'에 의거해 런 전 회장을 엄격히 처벌하겠다"고 엄벌도 예고했다. 이에 따라 런 전 회장이 당내 경고처분이나 직무 박탈, 심지어 당적박탈의 처분을 받을 수도 있다는 관측이 고개를 드는 분위기다.
잘나가던 런 전 회장이 공산당의 처벌을 받을 처지가 된 것은 역시 그의 '독설' 때문이다.
런 전 회장은 시 주석이 새해를 맞아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와 관영언론인 중국중앙(CC)TV, 신화통신사 등을 방문하고 관영언론이 앞다퉈 '충성맹세'에 나서자 자신의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를 통해 이를 비난했다. 시 주석이 관영언론에 "당의 의지를 실현하라"고 주문한 것을 두고 "관영언론의 주인은 납세자이고 인민"이라며 반박한 것이다.
런 전 회장은 지난 19일에도 웨이보에 "언제 국민의 정부가 당의 정부로 바뀐건가. (언론이) 당원 회비의 지원을 받나"라며 "언론은 납세자의 돈을 낭비하지 말라"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이처럼 런 전 회장이 당과 시진핑 정권에 다소 도발적인 발언을 일삼자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은 지난달 27일 런 전 회장 웨이보에 불법 정보가 잇달아 올라온다는 누리꾼의 제보에 따라 그의 모든 웨이보 계정을 폐쇄한다고 발표했다.
런 전 회장이 몸 담았던 화위안그룹도 이번 사건의 영향을 받을까 몸을 사리고 있다. 화위안 그룹은 즉각 "공산 당원인 직원이 당중앙 정책을 망령되게 논하거나 당과 국가 이미지를 부정적으로 묘사해서는 안된다"는 내용을 담은 '직원 의식강화에 관한 의견'을 발표, 내부 기강다지기에 나섰다.
런 전 회장은 3700만여명의 팔로워를 거느린 파워블로거다. 부동산과 소득 불평등과 관련해 과감한 발언을 과감없이 쏟아내 중국에서는 '런 대포'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런 회장은 과거 "돈이 있는데 집을 안사면 바보다" "가난한 사람은 분양주택을 아예 구입할 수 없도록 해야 한다" 부동산 개발업체는 부자를 위해 집을 짓는다" 등 발언으로 대중의 질타를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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