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 중국비즈](55) "예뻐지고 싶어요", '금광'된 中 성형미용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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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3-02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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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성형수술 및 의료시술 "이제 낯설지 않아요"..성형인구, 시술횟수 급증

  • 각종 불법시술과 업체도 성행...'우마왕' 변신에 심지어 사망 등 부작용 심각

  • '인터넷 플러스' 통한 성형미용 O2O 시장으로 '폐해' 줄이고 '시장' 키워

[그래픽= 아주경제 김효곤 기자 hyogoncap@]


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중국인에게 더 이상 성형은 낯선 개념이 아니다. 중국 연예 뉴스 사이트나 포털에서도 손쉽게 “(성형하지 않은) 중국 자연미인 10위’ ‘한국 순수미녀 10위’ 등 콘텐츠를 발견할 수 있다. 이 외에 “○○○ 연예인의 충격적 변화”라는 제목으로 성형 전과 후를 비교하는 기사도 상당수다. 

성형 루머에 억울해하는 연예인도 있다. 중국판 런닝맨 ‘달려라 형제’에 출현해 친숙한 안젤라베이비는 ‘성형설’이 억울했던 나머지 방송을 통해 유명 성형외과 전문의에게 머리와 얼굴, 전신골격 등 성형수술 여부를 확인받는 전 과정을 공개했다.

 

바이바이허가 주연한 영화 성형일기 홍보 포스터. [사진=바이두]


미녀 여배우 바이바이허(白百何)가 주연한 ‘성형일기’라는 영화에는 '외모'를 중시하고 '성형수술과 미용시술’에 익숙해진 중국인의 모습을 고스란히 담아냈다. 영화는 열심히 공부해 우수한 성적을 받았지만 평범하고 촌스러운 외모에 취업도 사랑도 실패한 여성이 성형 후 ‘인생역전’에 성공하며 성형에 중독되는 스토리로 세태를 꼬집었다.

초고속 성장으로 중산층이 급증, 지갑이 한층 두툼해진 중국인은 '먹고 자고 입는 것' 외에 자신을 과시하고 드러낼 수 있는 '무엇'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그 대표적인 분야가 바로 성형미용이다. “예뻐지고 싶다” “날씬해지고 싶다”는 욕구를 쉽고 빠르게 충족시켜는 성형의 매력에 돈주머니가 열리고 있다. 여기서 성형미용은 성형수술 외에 보톡스 주사 등 쁘띠성형, 레이저시술 등을 통칭한다.

▲ 75조, 세계 3위의 의료미용시장 중국

“2015년 가슴성형 수술 횟수 세계 1위” “의료미용 시장 세계 3위”

중국 성형미용 시장은 1980년대 중반에 싹을 틔웠다. 당시 전문시술과 피부관리 수준에 그쳤던 중국 성형미용 시장은 지난 30여년간 중국의 초고속 경제성장, 생활방식의 변화 등과 함께 그 규모나 기술력 등에서 '상전벽해'의 변화를 겪었다. 

HSBC 은행이 최근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성형미용 시장규모는 지난 2014년 4000억 위안(약 75조원)에 육박했다. 중국 중산층이 빠르게 늘고 외모에 관심을 갖는 소비층도 확대되면서 오는 2019년이면 중국 성형미용 시장은 8000억 위안으로 두 배가 커질 전망이다. 

중국 의료미용 서비스 횟수(수술·비수술 모두 포함)도 급증하는 추세다. 2009년 270만회에서 2013년 480만회로 두 배 가까이 급증했다. 2014년 증가율인 14.2%를 꾸준히 유지한다고 가정할 때 오는 2018년 중국 의료미용 서비스 제공 횟수는 1020만회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된다. 쁘띠성형 등 비수술 분야의 성장률은 평균 20.1%로 2014년 360만회에서 2018년 750만회로 늘어날 전망이다. 

중국 산업분석기관 첸잔산업연구원의 ‘2016~2021년 중국 성형외과 시장 연구 및 투자전략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성형인구도 빠르게 늘고 있다. 2005년만 해도 성형수술이나 시술을 받은 성형인구는 108만명에 불과했지만 2010년 370만명으로 5년만에 3배가 급증했다.성형시장의 빠른 팽창에 따라 올해 중국 성형인구는 850만명으로 불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성형수술 시장은 비용대비 고수익이 보장되는 ‘황금알을 낳는 시장’이다. 최근 관련 기술의 발전으로 수술에 따른 리스크와 부작용 가능성이 줄어들면서 성형수술을 통한 ‘과감한 변신’을 원하는 소비자는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국제미용성형외과협회가 성형 상위 25개 국가 및 지역의 성형외과 전문의와 수술상황에 대한 조사를 실시한 결과 중국의 성형수술 횟수는 세계 성형수술 시장의 12.7%에 달했다. 중국이 미국, 브라질 다음의 세계 3대 성형수술 대국으로 부상한 것이다. 특히 쌍꺼풀과 코 수술, 가슴 수술의 인기가 높았다. 가슴 성형의 경우 지난해 중국이 수술횟수 세계 1위에 등극했다.   

‘칼'을 쓰는 위험부담과 높은 비용을 감내하지 않아도 예뻐질 수 있는 필러, 보톡스 등 쁘띠성형은 최근 뜨거운 인기를 누리며 놀라운 속도로 몸집을 키우고 있다. 전체 성형시장의 90%가 쁘띠성형 등 의료시술 시장일 정도다. ‘예쁘고 젊어지고’ 싶은 욕구를 쉽고 빠르게, 또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채워줄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 ‘금광’되자 우후죽순 불법업체, 부작용 속출

중국 헤이룽장(黑龍江)성에 거주하는 한 여성은 지난해 한 민간업체에서 코를 높였다. 예뻐진 얼굴을 기대했지만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코는 물론 눈 주변까지 퉁퉁 부어 ‘우마왕(牛魔王·서유기에 등장하는 소의 모습을 한 마왕)’ 같아진 것이다.

중국 국무원 직속통신사 중국신문망(中國新聞網)은 지난해 11월 전문가의 발언과 이러한 성형 부작용 사례를 소개하며 중국 성형시장의 ‘3비(非)’ 문제가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소위 ‘3비’ 현상은 '불법(非法)업체와 의사, 약물' 등의 성행을 말한다. 

류윈중(劉云忠) 중국 광저우 해협의학성형미용학원장은 “우마왕이된 헤이룽장 여성은 불법 사설업체에서 자격증 없는 비전문가에게 불법 주사제로 시술을 받은 전형적인 사례”라며 “최근 중국 내 '3비 성형’이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어 이에 대한 단속 강화와 시장 규율 마련이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류 원장은 “2014년부터 불법성형이 기승을 부리며 급증하고 있다”면서 “2014년 불법시술 및 성형수술 건수는 360만 건으로 2018년이면 두 배를 웃도는 750만 건까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또, “이는 많은 돈을 들이지 않고 예뻐지고 잘생겨지고 싶은 소비자의 마음을 악용한 것으로 악질인데다 성형 부작용이 사망까지 유발할 수 있어 위험하다”고 강조했다.

▲ 인터넷 기술로 출구, 신(新)성장동력 찾기

중국 성형미용협회는 성형미용 시장의 급팽창과 이에 따른 부작용을 줄이는 '해법'으로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가 제시한 '인터넷 플러스' 전략을 언급했다. 인터넷플러스는 각 산업의 IT화를 추진하자는 것으로 인터넷이 성형미용 업체 관련 정보의 투명성을 높여 필터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는 판단이다. 

두샤오옌(杜曉巖) 중국성형미용협회 인터넷분회 대표는 “소비자와 성형미용업체를 연결하는 중개업체가 시술업체의 실력과 서비스의 질은 보지 않고 눈 앞의 이익에만 급급한 것이 문제”라며 “전문 성형미용 업체와 소비자가 인터넷이라는 첨단기술을 매개체로 직접 접촉하고 정보를 공유할 수 있도록 하고 소비자가 쉽게 다양한 업체의 가격과 의료진, 평가 등을 비교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부작용을 줄일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인터넷+ 성형미용'은 중국 성형미용 시장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신(新)성장동력도 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최근 스마트폰 보급에 따른 모바일 인터넷 관련 시장이 커지고 있어 낙관적이다.

성형미용의 모바일 O2O(온·오프라인 통합) 서비스는 소비자의 업체에 대한 접근성을 높여 시장 전체 파이를 빠르게 키울 것으로 기대된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 하나로 성형업체의 각종 시술, 의료진 정보를 확인하고 예약과 결제까지 가능해지면 '숨어있던' 고객도 시장으로 몰려들 수 있다는 판단이다.  

실제로 중국 성형미용 O2O업체도 속속 등장하는 추세다.

대표적인 업체로 웨메이왕(悅美網)이 있다. 지난 2011년 등장한 웨메이왕 사이트나 스마트폰 앱에 접속하면 성형외과, 시술업체 평가 정보는 물론 병원과 의사도 추천서비스도 이용할 수 있다. 성형에 무지한 소비자를 위한 전문지식, 각 병원과 의료진의 실제 성형사례 등도 제공한다. 소비자가 전문의나 업체에 직접 문의를 하고 답변을 받을 수도 있다. 

현재 중국 8000여명 (자격증이 있는) 미용시술 전문가, 4000여곳 성형미용업체, 성형수술 전문의 800여명이 웨메이왕의 회원이다. 웨메이왕의 모바일 앱 누적 다운로드 횟수는 지난해 47만회를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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