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밤의 TV]'치즈인터트랩' 논란 속 종영…왜 용두사미 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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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3-02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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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tvN]

아주경제 김은하 기자 = 1일 tvN 월화드라마 '치즈인더트랩'이 논란 속에 종영했다. 누적 조회수 11억 뷰에 달하는 동명 웹툰을 원작의 탄탄한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tvN 월화드라마 시청률 역사를 새로 쓰며 흥행하던 드라마는 한국드라마에서 고질적 요소로 여겨지는 삼각관계로 방향을 틀면서 시나브로 침몰했다.

분명 시작은 창대했다. 인기 웹툰을 드라마화한다는 소식에 팬들이 '원작의 명성에 금이 가는 것이 아니냐'며 걱정했지만, 가상 캐스팅 1순위였던 박해진이 출연을 결정하며 논란을 잠식시켰다. "반사전제작으로 작품성을 보장하겠다"며 호기를 부렸던 제작진은 그간, 희망과 꿈의 상징쯤으로 여겨졌던 대학생의 고된 삶을 사실적으로 풀어냈다. 학점 잘 주는 교수 수업에 들어가기 위한 치열한 수강 신청 전쟁, 코딱지만 한 자취방에서 장학금을 타기 위해 꼬박 새우는 밤, 무임승차 조원 때문에 골머리를 앓는 팀 프로젝트, 공부할 시간을 위협할 만큼 빡빡한 아르바이트를 통해서다.

완벽한 모습 뒤에 서늘함을 숨기고 주변인을 조종하는 유정 선배(박해진)와 그 모습을 유일하게 알아본 순둥이 홍설(김고은)의 미묘한 심리 역시 무리 없이 그려낸 데다, 원작에서는 없었던 빠른 전개로 시청자를 홀렸던 드라마가 갑작스럽게 논란에 중심에 선 것은 작품이 한국드라마의 고질적 요소인 삼각관계에 눈을 돌리면서부터다. 유정, 홍설, 인호(서강준)의 삼각관계로 주인공인 유정의 분량이 대폭 줄어든 것은 물론, 웹툰에서는 유정 선배 분량을 인호에게 몰아주며 원작을 훼손하는데 거리낌이 없었다.

급기야 원작자인 순끼가 "'원작 충실'이라는 기사로 나오는데 제게는 연락이 한 통도 없었다"며 "시나리오 공유를 요청하자 '드라마 대본의 철통보안'이라는 이유로 원작자인 제게도 6화 이후로 공유되지 않았다. 드라마가 어떤 내용인지 알 수 없었다"고 분개하기에 이르렀다.

유년시절의 에피소드가 통째로 날아가는 바람에 서사 없이 단순 소시오패스로 전락해버린 유정을 지켜봐야 했던 박해진의 소속사 더블유엠컴퍼니도 공식 SNS를 통해 "배우의 제2의 집 촬영장은 숭고해야 하는 곳. 누구 하나만을 위한 드라마일 순 없다" "대본의 무거움. 그건 우주의 가치"라며 우회적으로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그럼에도 제작진은 "직진"을 외쳤다. 15, 16부는 홍설의 교통사고, 정신병원에 감금된 인하(이성경), 돌연 유학을 결심한 유정 등 막장 드라마의 클리셰를 고스란히 답습하며 황당한 결말을 안겼다. 용두사미의 정석을 보는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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