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양성모 기자 = 한국의 시가총액 100대 기업을 분석한 결과 지난 10년간 주력 업종이 건설, 조선 등 ‘중후장대’ 업종이 퇴보한 반면, 서비스와 유통 등 ‘비굴뚝’ 산업은 크게 성장한 것으로 분석됐다.
2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인 CEO스코어(대표 박주근)가 2006년부터 2015년까지 10년간 한국, 미국, 일본, 유럽 등 4개국 시총 100대 기업의 주력 업종 변화를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특히 한국의 ‘톱5’ 업종은 2006년 조선기계설비, 건설건자재, IT전기전자, 석유화학, 자동차부품 등 굴뚝산업에서 2015년 서비스, 석유화학, 건설건자재, IT전기전자, 유통, 식음료 등으로 재편됐다.
이는 비굴뚝산업인 서비스와 유통이 조선기계설비와 자동차부품을 제치고, 5대 업종으로 성장한 것이다.
2006년에는 시총 100대 기업 중 서비스업종 기업은 5개에 불과했으나 2015년에는 10개로 증가했다. 유통도 4개에서 7개로 늘었다. 반면 IT전기전자와 조선설비는 각각 8개에서 7개로 줄었다.
반면 미국, 일본, 유럽은 산업 변동성이 거의 없었다.
미국은 제약 및 의료 서비스 기업이 16개에서 17개로 1개 늘어 여전히 1위를 차지했고, 2위인 서비스업도 13개에서 11개로 2개 줄었으나 여전히 2위 자리를 지켰다. 일본도 IT전기전자와 자동차가 15개와 12개로 10년전과 마찬가지로 주력업종을 유지했다. 유럽 역시 은행과 석유화학이 17개와 12개로 1위, 2위로 굳건한 입지를 다지고 있다.
한국 100대 기업 시총에서 차지하는 서비스업 기업의 시총 비중도 2006년 2.3%에서 작년에는 8.3%로 3배 이상 늘었다. 그러나 전체 규모로는 시총 1위인 삼성전자가 포함된 IT전기전자 업종이 전체의 28.3%로 부동의 1위를 기록했다. 이어 현대차가 포함된 자동차·부품이 9.3%로 2위였다.
미국은 제약 및 의료서비스 업종이 16.3%로 1위를, 서비스(15.0%), IT전기전자(14.0%), 석유화학(9.1%), 은행(7.8%) 등으로 나타났다.
일본은 1위 토요타를 필두로 한 자동차·부품이 19.4%로 규모가 가장 컸고 IT전기전자(13.1%), 통신(10.1%), 금융지주(8.2%), 조선기계설비(6.5%)이 뒤를 이었다. 유럽은 은행이 15.4%를 차지했고, 제약 및 의료서비스(14.8%), 석유화학(14.2%), 식음료(12.8%), 생활용품(10.5%)이 시총 상위 5대 업종에 들었다.
기업별로 지난 10년간 시총 순위를 가장 크게 높인 기업은 유럽의 폭스바겐과 식음료업체인 엔하이저부시 인베브였다.
폭스바겐은 10년 전 94위에서 무려 86계단을 올라 작년 8위를 기록했고 엔하이저부시 인베브는 89위에서 4위로 85계단 수직상승했다.
10년 전 99위로 시총 100대 기업에 간신히 턱걸이 했던 LG생활건강이 지난해 17위로 82계단이나 껑충 뛰어 시총 순위 상승 3위를 기록했다. LG생활건강의 뒤를 이어 현대글로비스(30위)와 고려아연(32위)이 48계단 뛰어올라 선방했다. LG화학(16위)·오리온(42위) 네이버(6위) 롯데케미칼(41위) 현대제철(29위) 코웨이(40위)도 20계단 이상 뛰었다.
미국은 제약사인 길리어드 사이언스가 27위를 기록, 10년 전보다 69계단 올라 1위를 차지했다. 애플(56계단), 월트디즈니(39계단), 스타벅스(35계단), 허니웰인터내셔널(27계단) 등이 순위 상승 ‘톱5’에 들었다.
일본은 IT전기전자 업종의 키엔스가 20위로 55계단 급등했고 SMC(51계단), 라쿠텐(47계단), 니덱(40계단), 에자이(35계단) 순이었다. 유럽은 폭스바겐, 엔하이저부시 인베브의 뒤를 이어 바이엘(76계단), 레킷벤키저(60계단), SAB밀러(57계단) 등이 순위를 큰 폭으로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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