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된 경영인’ 박정원 차기 두산그룹 회장은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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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3-02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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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두산그룹 회장에 오르는 박정원 (주)두산 지주부문 회장[사진=두산그룹 제공]


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 두산그룹 차기 회장으로 천거된 박정원 ㈜두산 지주부문 회장은 오너 일가 4세 장손이자 맏형으로 신입사원에서 출발해 30여년간 두산그룹의 주요 요직을 거치며 후계자로서의 능력을 키워왔다.

박정원 회장은 박두병 초대 회장인 박용곤 그룹 명예회장의 장남으로 4세 일가 가운데 가장 빠른 승진을 거듭해왔다. 하지만 이것이 장남에 대한 배려는 아니었다. 적어도 두산그룹 오너 일가에 있어서 장남은 가장 큰 희생을 하면서 가장 많은 책임을 떠앉아야 하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할아버지인 박두병 회장은 자식들에게 엄격한 교육태도를 전개했다. “재산은 못 물려줄 지언정 교육만은 시키겠다”는 매헌 박승직 창업주의 생각을 이어받아 자식들에게 ‘종아리 매질’도 망설이지 않았는데, 종아리 매질을 가장 오랫동안 가장 많이 맞은 이가 박정원 회장의 장남인 박용곤 명예회장이었다. 자신의 잘못은 물론 동생들의 잘못도 모두 장남의 책임으로 돌렸다.

박정원 회장도 이러한 아버지 밑에서 자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기 때문에 박정원 회장은 더욱 매사에 겸손하고, 일탈을 하지 않는 태도를 유지해왔다. 언론과의 접촉이 거의 없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그렇다고 일부러 드러내지 않는 것은 아니다. 두산타워 주변 식당가에서 식사를 하거나, 두산베어스가 경기를 하는 잠실야구경기장에서 의외로 그를 쉽게 목격할 수 있다. 조용해 보이는 외모와 달리 직접 현장을 찾아 대화하는 스킨십 경영을 펼치는 그의 모습을 보며 통하는 회장이라고 평가하는 직원들이 많다.

1962년 서울에서 태어난 박정원 회장은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보스턴대에서 MBA를 취득한 후 1985년 두산산업(현 (주)두산 글로넷BU)에 사원으로 입사했다. ‘남의 밥을 먹어봐야 한다’라는 두산 고유의 경영철학에 따라 1992년 일본 기린맥주에서 2년간 근무하기도 했다. 이후 동양맥주, 두산 상사BG 등을 거쳐 지난 2005년 7월부터 두산건설 부회장, 2007년 ㈜두산 부회장, 2009년 두산건설 회장, 2012년 ㈜두산 지주부문 회장을 맡으면서 두산그룹의 주요 인수합병(M&A)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한편, 턴어라운드 기반을 마련하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는 일에 핵심 역할을 해왔다.

특히, 박정원 회장은 결정적인 순간 ‘승부사 기질’을 발휘해 왔다. 일례로, 1999년 ㈜두산 부사장으로 상사BG를 맡은 뒤에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수익 사업 위주로 과감히 정리함으로써 취임 이듬해인 2000년에 매출액을 30% 이상 끌어올린 바 있다. 비수익 사업과 취약한 재무구조 상태였던 두산상사BG 정상화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2004년 ‘두산 경영대상 특별상'을 수여받았다. 상사BG가 경영상을 받기는 1987년 이후 18년 만에 처음이다.

부지런함과 전략적 사고를 경영인이 가져야 할 덕목이라 여기고 있는 박정원 부회장은 평상시 직원들에게 “부지런하면 안될 것이 없지만 여기에 전략적 사고가 더해진다면 그 효율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강조하곤 했다.

박정원 회장은 두산그룹의 신성장 동력 발굴과 인재 육성에도 큰 기여를 해왔다. 그는 ㈜두산 지주부문 회장으로서 2014년 연료전지 사업, 2015년 면세점 사업 진출 등 그룹의 주요 결정 및 사업 추진에 핵심역할을 했다. ㈜두산 연료전지 사업의 경우 2년 만에 수주 5870여 억 원을 올리는 등 ㈜두산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박정원 회장의 인재 중시 철학은, 현재 구단주를 맡고 있는 두산베어스의 선수 육성 시스템에서 잘 나타난다. 역량 있는 무명 선수를 발굴해 육성시키는, 이른바 화수분 야구로 유명한 두산베어스의 전통에는 인재 발굴과 육성을 중요시하는 박정원 회장의 경영철학이 잘 반영돼 있다고 두산그룹측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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