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인선 기자=매년 중국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兩會)가 열릴 때마다 화제의 유행어를 만들어내는 인물이 있다. 바로 양회의 '한축'인 정협의 대변인이다.
올해 정협 대변인으로는 베테랑 기자 출신인 왕궈칭(王國慶 63) 정협 외사위원회 부주임이 임명됐다. 1952년 장쑤(江蘇)성 우시(無錫) 출신인 왕 대변인은 지난 1978년부터 2000년까지 중국국제라디오방송국 기자로 현장을 누볐다. 미국 워싱턴 주재 특파원도 나갔을 정도로 영어도 수준급이다. 상하이외국어대 영어학과를 졸업했고, 캐나다 유학경험도 있다.
2000년부터 공직으로 옮겨와 중앙대외선전판공실, 국무원신문판공실 부주임을 맡았다. 지난 2013년 정협 외사위원회 부주임에 임명돼 올해 처음으로 정협 대변인으로 나섰다.
정협 대변인은 외신기자 1000여명을 포함한 3200여명의 내외신 기자 앞에서 올해 양회 현황을 소개하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해야 하는 막중한 책임을 맡게 된다. 각종 민감한 문제에도 피하지 않고 맞받아치며 여유만만한 태도는 기본이다.
이에 대해 왕궈칭 대변인은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민감한 문제일수록 명확히 말해야 한다. 국가안보에 해가 되지 않는다면 일부 문제에 대해 말하지 못할 이유가 있는가"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어 "전 세계에 중국의 이야기를 말하고, 기자들과의 문답을 통해 진정한 중국을 말하겠다"고 전했다.
지난 2014~2015년 2년 연속 정협 대변인을 맡은 뤼신화(呂新華) 전 대변인도 매년 센스있는 화법으로 화제가 됐다.
뤼 대변인은 지난 해에는 '철모자왕(鐵帽子王)'을 언급하며 부패 처벌엔 면죄부가 없다며 중국의 부패와의 전쟁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청나라 때 황실이 작위를 내린 세습 특권귀족을 일컫는 철모자왕은 이후 거물급 부패관리를 지칭하는 유행어가 됐다.
앞서 2014년엔 부패 혐의로 낙마한 저우융캉(周永康) 전 정치국 상무위원 처리 문제를 묻는 기자 질문에 대해 ‘니둥더(你懂的·너도 아는 것 아니냐)’라는 말로 재치있게 받아쳐 저우융캉이 처벌받을 것임을 사실상 시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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