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째 방치된 대전 대덕정수장, 생태공원 등 재활용 움직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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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3-03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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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흉물로 방치...주민 3000명 재활용 위해 서명

아주경제 모석봉 기자= 한국수자원공사가 2000년부터 사용을 중단해 폐허나 다름없이 방치된 대전 대덕정수장을 보다 못해 인근 주민들이 생태공원 등 재활용을 위해 힘을 모으고 있다.

3일 한국수자원공사와 유성구에 따르면, 정수장 인근 주민들이 지난주부터 정수장 재활용을 위한 주민 서명을 진행하고 있다. 지금까지 3000명 안팎의 주민들이 정수장 재활용에 힘을 보태기로 서명했다.

한국수자원공사가 2000년부터 사용을 중단한 대덕정수장(2만㎡)은 그동안 관리가 되지 않아 폐허나 다름없이 방치된 상태다.

정수장 8개 건물은 페인트가 벗겨져 부식이 진행 중이고, 외벽은 등나무가 가로등을 타고 수m까지 올라와 을씨년스러운 분위기를 풍기고 있다. 정수장 안에는 수풀이 우거져 있어서 이곳이 정수장인지도 모를 정도다.

정수장은 애초 도심 외곽에 설치됐지만, 도시가 팽창하면서 정수장 인근 구즉동·관평동에만 6만명의 주민이 거주하고 있다.

사태가 이쯤 되자 인근 아파트 주민들이 재활용에 성공한 다른 지역 폐정수장의 사례를 언급하며 수자원공사에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나섰다.

2000년 운영을 중단한 선유도 정수장과 2003년 폐쇄된 서울 신월정수장은 현재 공원을 만들어 시민들이 사용하고 있다.

구본환 유성구의원은 "주민들은 정수장을 캠핑장, 자연학습장, 생태공원 등 어떤 형태로든 재활용하길 바라고 있다"며 "수자원공사는 더 이상 정수장 공간을 흉물로 버려두지 말고 주민들에게 돌려줘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수자원공사 측은 정수장 부지가 국가 소유인 점 등을 들어 재활용에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공사 관계자는 "재활용에 성공한 정수장은 지방자치단체 소유 땅이라서 공원으로 만들기가 쉬웠지만 대덕정수장 부지는 국가 소유라서 수자원공사가 쉽게 결정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며 "정수장 용도폐지를 신청하는 등 관계부처와 협의를 거쳐 활용 방안을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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