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근호 금성정밀공업연구소장 “레이더 기술 개발, 다윗과 골리앗 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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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3-03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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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근호 금성정밀공업연구소장]

아주경제 김봉철 기자 = “척박한 환경에서 맨손으로 일궈낸 레이더 개발성과는 후에 GLAS830을 비롯해 저고도 레이더, 장거리 레이더, 항공관제레이더, 차기국지방공 레이더, 차기대포병탐지 레이더 개발로 이어지는 발판이 됐습니다.”

장근호 금성정밀공업연구소장은 3일 LIG넥스원 사보 ‘근두운’을 통해 “처음에는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었다”며 국내 레이더 개발의 역사를 회고했다.

LIG넥스원은 국내에 경쟁사가 없을 정도로 독보적인 레이더 기술을 바탕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고 있으며, 그 중심에 장 소장이 있다.

금성정밀공업은 1974년 은하계획에 따라 유도무기체계인 호크(HAWK)와 나이키 허큘레스(NIKE-HERCULES)의 창정비 담당업체로 선정됐다.

국가적인 관심속에 금오공장이 설립되고, 장 소장을 포함한 30여명의 핵심 연구인력이 금성정밀공업연구소에 터를 다지기 시작했다. 이후 1978년 군용 레이더인 발칸 레이더를 생산하며 가시적인 성과를 올리기 시작했다.

연구소는 두번째 프로젝트로 민간 선박용 레이더 개발에 착수했다. 장 소장은 “당시 연구원들 모두가 선박용 레이더 실물을 가까이서 구경조차 한 적이 없을 정도였다”면서 “인근 항구에서 선박에 들어갔던 낡은 레이더 한대를 구입한 후, 이를 해체해 내용을 분석해 봤다”고 설명했다. 한국 최초의 항해 레이더의 탄생이었다.

그는 “안테나를 국내 자체 기술로 개발 및 생산하겠다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였다고 말했다.

장 소장은 “안테나는 레이더 개발의 핵심 기술이어서 외국의 경우 보안상 출입이 불가능했다”면서 “하지만 간곡히 부탁해 겨우 눈으로 핵심공정을 시찰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귀국하자마자 동료 연구원과 함께 단돈 190만원으로 안테나 가공기계 개발에 착수했고, 결국 수동식 안테나 가공기계를 완성했다. 수동식이었지만 완전 자동식인 영국 기계에 비해 생산성은 크게 떨어지지 않았다.

장 소장은 1982년 10월 제13회 한국전자전람회에서 ‘GS-753’(선박 항해용 레이더) 모델이 대통령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이어 영국은 물론 미국에까지 수출을 확대했고, 1986년에 레이더 생산 1만대를 돌파하는 등 승승장구했다.

레이더 설계 및 개발 기술을 금오공장에 이관한 후, 금성정밀공업연구소는 새로운 사업을 모색했다.

“전 레이더 개발의 작은 주춧돌을 놓았을 뿐입니다. 후배님들이 탄탄하게 기술력을 쌓아 지금에 이른 거죠. 선배로서 정말 대견하고, 만족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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