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근호 금성정밀공업연구소장은 3일 LIG넥스원 사보 ‘근두운’을 통해 “처음에는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었다”며 국내 레이더 개발의 역사를 회고했다.
LIG넥스원은 국내에 경쟁사가 없을 정도로 독보적인 레이더 기술을 바탕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고 있으며, 그 중심에 장 소장이 있다.
금성정밀공업은 1974년 은하계획에 따라 유도무기체계인 호크(HAWK)와 나이키 허큘레스(NIKE-HERCULES)의 창정비 담당업체로 선정됐다.
연구소는 두번째 프로젝트로 민간 선박용 레이더 개발에 착수했다. 장 소장은 “당시 연구원들 모두가 선박용 레이더 실물을 가까이서 구경조차 한 적이 없을 정도였다”면서 “인근 항구에서 선박에 들어갔던 낡은 레이더 한대를 구입한 후, 이를 해체해 내용을 분석해 봤다”고 설명했다. 한국 최초의 항해 레이더의 탄생이었다.
그는 “안테나를 국내 자체 기술로 개발 및 생산하겠다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였다고 말했다.
장 소장은 “안테나는 레이더 개발의 핵심 기술이어서 외국의 경우 보안상 출입이 불가능했다”면서 “하지만 간곡히 부탁해 겨우 눈으로 핵심공정을 시찰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귀국하자마자 동료 연구원과 함께 단돈 190만원으로 안테나 가공기계 개발에 착수했고, 결국 수동식 안테나 가공기계를 완성했다. 수동식이었지만 완전 자동식인 영국 기계에 비해 생산성은 크게 떨어지지 않았다.
장 소장은 1982년 10월 제13회 한국전자전람회에서 ‘GS-753’(선박 항해용 레이더) 모델이 대통령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이어 영국은 물론 미국에까지 수출을 확대했고, 1986년에 레이더 생산 1만대를 돌파하는 등 승승장구했다.
레이더 설계 및 개발 기술을 금오공장에 이관한 후, 금성정밀공업연구소는 새로운 사업을 모색했다.
“전 레이더 개발의 작은 주춧돌을 놓았을 뿐입니다. 후배님들이 탄탄하게 기술력을 쌓아 지금에 이른 거죠. 선배로서 정말 대견하고, 만족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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