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중국의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한데 대해 중국 관영 매체들이 무디스에 십자포화를 가하고 나섰다.
신화통신은 무디스의 중국 신용등급 전망 하향이 "해외 기관의 중국경제에 대한 일종의 습관적 폄하"라며 "공평 타당성을 잃었을 뿐만 아니라 심각한 낙후성이 존재하며 전망성도 결여돼 있다"고 3일 주장했다. 또한 "서방의 신용평가기관의 신용평가에 대해 오래전부터 의구심이 제기되며 그 권위와 중요도가 모두 줄어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서방의 신용평가기관은 신용자문시장의 독점적 지위를 갖고 서방국가 신용등급은 올리고 신흥국가는 낮추는데 악용해왔다고도 비판했다.
무디스는 전날 중국의 신용등급은 'Aa3'로 유지한 채 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보통 등급전망 하향조정 이후에 신용등급 하향조정이 이뤄진다. 하향이유는 정부의 재정 지표가 악화하고 있고 자본유출로 외환보유액이 감소했으며 당국의 개혁 이행 능력에 대한 불확실성이 있다는 점이었다. 특히 무디스는 중국 정부의 부채규모가 내년에 국내총생산(GDP)의 43% 수준으로 높아질 것이라며 성장률 6.5%를 목표로 한 정책지원이 국유기업 개혁을 느슨하게 만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에 대해 신화통신은 중국 외환보유액은 GDP의 32%에 달하고 2015년 재정적자 규모도 GDP의 2.3%에 불과한 수준이라며 "중국 정부의 채무상환 능력은 수많은 서방 주요국가보다 훨씬 뛰어나다"고 주장했다.
인민일보 해외판도 이날 메이신위(梅新育) 중국 상무부 연구원의 기고문을 통해 "무디스가 잘못된 판단을 했다"며 "무디스의 시장 영향력이 이번에 도전을 맞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중국 정부지출은 다른 국가들과 달리 투자 비중이 매우 높고, 지난해 부채확대는 자본유출에 따른 통화긴축 가능성을 막기 위해 내린 조치라는 점을 지적했다.
한편 중국은 무디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피치 등 3대 신평사가 주도하는 현 국제 신용평가 시스템에 대항하기 위해 다궁(大公), 청신(誠信), 롄허(聯合) 등 자국의 국제신평사들을 육성하고 있다. 이들 중국 신평사는 서방 신평사들과는 다른 평가기준을 채택해 작년부터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를 잇는 27개국에 대한 신용등급 보고서를 내는 등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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