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소현 기자 = 중국 최대 정치 행사인 양회가 3일 본격 개막하면서 국내 산업계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중국이 감기에 걸리면 한국은 독감을 앓게 된다'는 말처럼 중국 경제의 작은 변화가 국내 경제에 미칠 영향 때문이다.
특히 이번 양회에서는 2020년까지 경제계획을 발표한다는 점이 무게감을 더한다. 중국에 진출한 한국기업은 향후 5년간 사업전략을 재정비할 전환점을 마련할 수 있다.
또 중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발표에 따라 증시의 요동폭도 달라지며, 지난해 7월부터 8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이는 중국수출도 반전을 이룰지 관심이 집중된다.
재계 관계자는 “중국 제조업 경기둔화는 ‘먹구름’이지만, 양회 이후 중국 정부 정책에 기대감은 장밋빛”이라며 “중국 정부가 추가 경기부양책을 내놓을 것이라는 전망과 시행이 더해지면서 중국에 진출한 한국기업이 숨통이 트일 것”이라고 말했다.
◆ 中 공급개혁, 기회이자 위기...일대일로·첨단기술산업 지원 '호재'
3일 중국 현지 및 코트라 등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해 중국의 양회의 핵심 이슈는 한국 기업에게 ‘기회와 위기’로 동시에 작용할 전망이다.
이번 양회의 핵심적인 정책적 기조는 ‘공급개혁’이다. 시진핑 정부가 고속성장 대신 중속 성장으로의 전략전환을 의미하는 ‘신창타이’ 시대를 선언하며 중장기적인 성장을 위해 적극적인 구조조정에 나선다.
과잉생산 해결을 위해 철강, 조선, 화학 등 분야에서 중국 정부차원의 구조조정이 한창 진행 중이다. 중국 국영기업이 장악한 제조업 부문의 과도한 생산이 경제를 압박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과잉생산 분의 해소를 위한 수출로 국제 단가하락과 수급 불균형 등으로 관련 산업에 피해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또 중장기적으로 산업구조조정에 따라 중국 기업의 규모의 경제 달성과 경쟁력 확보는 우리 경제에 위협으로 다가온다.
단 산업 분야별로 수급안정, 장기적 산업수요 확대, 단가 회복 등의 기회 요소도 공존한다. 일례로 중국 철강업체가 감산에 나서고 가격을 올리는 등 공급과잉이 완화되면, 열연강판 등의 가격인상으로 국내 업체인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의 수혜가 예상된다.
중국 정부가 논의 중인 일대일로(一帶一路)와 제 3기 자유무역구 지정도 주목된다. 일대일로는 아시아와 유럽, 아프리카 대륙 및 주변 해역 모두를 아우를 전망이다. 일대일로 정책의 핵심지로 꼽히는 쓰촨성을 비롯해 서부지역에 진출한 현대차, 포스코, 롯데, CJ의 수혜가 예상된다.
제 3기 자유무역지구는 지방 균형발전을 위해 후베이, 충칭, 쓰촨 등 일대일로 내륙지역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1기 상하이, 2기 톈진‧푸젠‧광둥에 이어 국제 도시로 발돋움하게 될 전망이다. 내륙지역에 진출한 현대차, SK 등 한국기업의 수혜가 예상된다.
법인세 인하도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에게 호재다. 중국은 기업부담을 경감시키기 위해 양회 이후로 대규모 감세정책이 시행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달 10일 중국 국무원은 텐진, 상하이 등 10개 도시와 5개 국가단위 산업개발구에 소재한 첨단기술 기업에 일반기업의 25% 대비 10% 인하한 15% 법인세를 적용한 바 있다.
기업 부담비용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중국내에서 기업이 부담해야 할 사회보험 비율은 약 45%로 매우 높은 수준이다. 중국 정부는 양회에서 사회보험 비용을 비롯한 전기·재무·물류 등 기업 부담 경감방안을 적극 모색할 계획이다.
제조업 업그레이드 정책 시행으로, 중국 정부가 첨단기술산업을 중점 육성하는 것도 기회요인이다. 지능형 로봇, 웨어러블 스마트기기 등의 미래 신산업 분야와 융복합 소재, 빅데이터, 지능형 반도체 등의 ICT 산업이 관심을 받고 있다. 또 친환경 설비, 간접 환경오염 방지 소비재 분야도 유망하다.
코트라 베이징 무역관은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은 법인세, 사회보장 등 관련 비용 조정 여부에 대한 상시 점검이 필요하다”며 “최근 전기버스 보조금 정책 변경, 외자기업 인터넷 산업 진출 제한 등 자국산업을 보호하고 국내소비를 활성화하는 정책들이 발표돼 양회 이후 구체적인 산업 및 통상 세부정책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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