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석유선 기자 = 서울 노원병에서 ‘안철수 대항마’로 거론됐던 노회찬 전 정의당 대표가 경남 창원 성산구로 향했다. 현역인 강기윤 새누리당 의원이 재선을 노리는 가운데, 의원직을 상실했던 노 전 대표가 여의도에 재입성할 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창원 성산구는 영남권에 속해 있지만 새누리당이 우세한 레드(새누리당 대표 컬러) 벨트가 아닌 노동자 지지층이 두터운 ‘블루(노동자 지칭 컬러) 벨트’라 할 수 있다.
노동단체인 민주노총과 금속노조의 경남지부가 이곳에 있을 정도로 노동자 밀집 지역이다. 지난 17, 18대 총선에서 권영길 전 민주노동당 대표가 내리 금배지를 달 정도로 블루칼라들의 표심이 당락을 좌우한다.
노 전 대표는 이미 지난달 20일 민주노총 경남본부 조합원 투표 결과, 손석형 전 도의원을 물리치고 단일 후보로 선출됐을 정도로 노동계 표를 제법 확보한 상태다. 정치적으로도 영남권에서 당선 되면 ‘지역주의 타파’ 를 강조할 수 있어, 노 전 대표는 필승을 다짐하고 있다.
새누리당 후보에서는 강기윤 현 의원이 단독으로 등록해 재선을 노리고 있다. 강 의원은 현역 의원임에도 11일 예비후보로 등록, 부지런히 표밭을 다지고 있다.
그는 “지난 4년간 의정활동을 하며 흔한 해외여행, 골프 한 번 해본 적 없이 검소함을 놓지 않았다”며 “기업 활력이 제고되는 도시, 근로자가 신바람나는 도시를 만들어야 한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출마한다”며 출사표를 던졌다.
그는 초선임에도 19대 국회 후반기 안전행정위원회 간사, 새누리당 경남도당위원장 등을 맡았고 국회사무처가 매년 선정하는 ‘입법우수의원’ 4년 연속수상 등 활발한 의정 활동을 해왔다. 강 의원은 지난 19대 총선에서도 두산중공업 노조위원장 출신의 손석형 당시 통합진보당 후보를 5.2%포인트 차로 제치고 승리한 바 있다.
일여다야(一與多野) 구도인 이 지역 선거의 향배는 역시 ‘야권 단일화’에 달려 있다. 3일 현재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야권에서는 노 전 대표를 비롯해 허성무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 이재환 국민의당 예비후보 등 총 3명이 등록한 상태다.
지난 총선에서도 결국 야권 후보 간 단일화에 실패, 새누리당에 의석을 내준 과오를 재현하지 않아야 한다는 위기감을 야권 후보 모두 가지고 있다. 그러나 허성무 후보의 경우 총선 완주 의사를 피력한 상태고, 이재환 후보 또한 젊음을 무기로 삼고 있어 총선 레이스를 쉽게 포기할 가능성은 낮아보인다. 여기다 진보성향의 박훈 변호사도 무소속으로 출마할 것으로 알려져, 막판 야권 단일후보 선출까지는 진통이 불가피해 보인다.
노 전 대표가 지명도에서는 타 야권 후보에 비해 앞서고 있으나 비교섭단체인 정의당 소속이라는 점과 지난 2014년 7·30 재보궐선거에서 서울 동작을에 출마, 나경원 새누리당 의원에 패배한 점은 약점이다. 이로 인해 하루 빨리 단일후보 선출로 교통 정리가 되지 않으면, 지난 총선 때처럼 강 의원과의 재대결에서 야권의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이 지역 정가의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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