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군득 기자 = 정부가 지정한 13대 수출 품목이 쉽사리 회복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13대 수출품목 부진이 14개월 연속 수출 감소세의 원인으로 지목되면서 새로운 수출 전략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상황이다.
3일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 등 정부 부처에 따르면 2월 수출은 전년동월대비 12.2% 감소했다. 반면 무역수지 흑자는 52억 달러에서 74억 달러로 여전히 ‘불황형 흑자’를 유지했다.
문제는 수출 감소세가 생각보다 심각하다는 것이다. 14개월 연속 감소세도 걱정이지만 최근 3개월 연속 두 자릿수 감소가 치명타로 작용하고 있다. 정부에서 올해 다양한 수출 정책을 내놓으며 총력전을 펼치는데도 역부족인 셈이다.
13대 수출품목 부진은 심각한 수준에 놓였다. 일반기계, 무선통신기기, 컴퓨터를 제외한 10대 품목이 모두 마이너스다. 특히 석유제품, 선박, 가전, 평판디스플레이, 반도체 하락이 수출 부진을 부추기고 있다.
이들 13대 품목이 차지하는 수출 비중은 전체 수출액의 약 60%를 차지한다. 지난달 우리나라 총 수출액은 364억 달러였는데 13대 품목에서 221억1000만 달러를 수출했다. 그만큼 우리나라 수출에서 13대 품목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이라는 것을 방증하는 대목이다.
전문가들은 수출부진에 대해 수출정책의 현실화가 필요하다는 반응이다. 현재 지정된 13대 품목 이외의 유망품목 발굴을 서두르지 않으면 한국경제의 한 축이던 수출의 회복이 사실상 어렵다는 것이다.
세계경제 회복이 더딘 부분도 수출 회복이 쉽지 않은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해외투자기관 노무라는 신흥국 경기부진에 따른 수입수요 감소, 석유 및 반도체 제품의 단가하락 등이 수출 부진의 원인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정부는 수출 부진이 생각보다 심각해지자 올해 계획한 수출정책의 조기 집행을 검토하고 있다. 화장품·식료품·생활용품·유아용품·패션의류 등 이른바 ‘5대 유망소비재’ 육성을 앞당겨 수출품목 다변화를 꾀하겠다는 복안이다.
실제로 화장품의 경우 2월 수출액이 1억8100만 달러로 전년동월대비 22.4% 증가했다. 지난해는 연평균 53.1% 신장하며 가능성을 내비쳤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역시 수출 전선에서 선전하는 품목이다. 지난달 수출은 전년동월보다 29.7% 늘은 4억2500만 달러를 올렸다.
이에따라 정부는 올해 유망 소비재·서비스에 대한 무역금융 4조8000억원을 지원하고 문화콘텐츠, 보건·의료 등 서비스와 기술·브랜드 등 비제조분야 수출지원도 확대한다.
정부 관계자는 “세계경기 회복이 더딘 상황에서 제조업 중심의 수출구조로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 내수기업의 수출기업화 등 다양한 경로를 모색 중”이라며 “주력산업 고부가가치화, 해외산업단지 조성을 통한 해외진출 지원, 미래성장동력 선택과 집중 등 신산업전략을 조기에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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