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률 952%, 아르헨티나와 15년 전쟁 승리한 헤지펀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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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3-03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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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1년부터 끌어온 채무상환 소송 마무리

  • 아르헨티나, 빚갚기 위해 대규모 국채 발행


아주경제 윤은숙 기자 =15년 끌어온 아르헨티나 정부와 헤지펀드 간의 채무 소송이 끝이 났다. 이번 협상을 통해 시체를 먹는 독수리를 닮았다 해서 벌처(Vulture) 펀드라는 별명이 붙은 엘리엇 펀드 등 글로벌 펀등은 수백퍼센트에 달하는 수익율을 올렸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일 (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달 28일 아르헨티나는 2001년 채무탕감을 거부하고 소송을 제기한 엘리엇 매니지먼트의 계열사인 NML 캐피털 등 4개 주요 헤지펀드들에 46억5000만 달러를 지급하는 채무상환에 합의했다.

아르헨티나는 2001년 디폴트 선언 이후 10년간 마라톤 협상을 통해 대부분 채권자들과 디폴트된 국채를 할인된 새국채로 바꿔주는 채무재조정에 대한 합의를 이뤘다. 하지만 엘리엇 등 일부 헤지펀드들은 이같은 합의에 동의하지 않았다. 아르헨티나 국채를 헐값에 사들였던 엘리엇은 액면가 전액을 상환하라고 2012년 소송을 냈고 미국법원이 지난해 엘리엇의 손을 들어주면서 아르헨티나는 또 다시 디폴트 위기에 몰리기도 했다.

채무액을 돌려받게 된 4개의 채권단 펀드 중에는 950% 이상의 수익을 올린 곳도 있다. 미국 보스턴에 본부를 둔 브레이스브리지 캐피털은 1억2000만달러어치의 채권으로 11억달러의 수익을 거두면서 무려 952% 수익률을 달성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반대 사건으로 유명한 엘리엇 매니지먼트 역시 아르헨티나 채권으로 392%의 수익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엘리엇은 6억1700만달러를 투자해 22억8000만달러를 벌어들였다. 엘리엇 매니지먼트는 계열사인 NML캐피털을 통해 아르헨티나 채권을 사들였으며, 이 펀드를 이끄는 폴 싱어는 조지 W.부시 대통령 첫 임기 때에 해당 채권을 사들이기 시작했다고 WSJ은 전했다. 

양측이 상환에 합의한 금액은 헤지펀드들이 요구해온 액수의 75% 수준이다.  

아르헨티나 재무부의 산티아고 바실리 차관은 "엘리엇과 브레이스브리지는 1998년 변동 이율 채권을 대규모로 매입해 큰 수익을 거둘 수 있었다"면서 "변동 이율 채권의 수익률은 시장 이율에 변동해서 움직이도록 설정돼 있는데 채권 만료 시기였던 2005년 채권의 연간 수익률은 101.5%에 달했다"고 밝혔다.  특히 아르헨티나 정부가 디폴트를 선언했던 2011년 채권의 수익률이 급등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알폰소 가이 아르헨티나 재무장관은 150억 달러 (약 18조원)에 달하는 국채를 이르면 내달부터 발행할 계획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이날 보도했다. 채무 협상을 타결해 상환 자금이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헤지펀드 이번에 아르헨티나가 발행하는 국채 규모는 20년 만에 신흥국 가운데 가장 크다. 1996년 멕시코가 160억달러의 국채를 발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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