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정진영 기자 = '무한도전'의 무대가 우주까지 넓어진다.
MBC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이 우주 특집을 위해 러시아 출국을 준비하고 있다. 이들은 내달 러시아로 가 가가린 우주센터에서 우주 여행을 위한 훈련을 받을 예정이다.
'무한도전'은 당초 대한민국 평균 이하임을 자처하는 남자들의 좌충우돌 도전기를 그린다는 취지로 기획됐다. 이런 의도에 걸맞게 멤버들은 쫄쫄이 의상을 입고 소와 줄다리기를 하거나 지하철과 빨리 뛰기 대결을 펼쳤다.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일 말도 안 되는 도전들에 목숨을 거는 '무한도전' 멤버들은 매주 안방극장에 큰 웃음을 안겼다. 방송 11년차, 어느새 '무한도전'은 예능 프로그램을 넘어 하나의 아이콘이 돼 있다.
오랜 시간이 지난만큼 멤버들 역시 성장했다. 방송 초반 오합지졸 같았던 이들 멤버들은 히어로물의 주인공처럼 그럴듯하게 변신했다. 유재석 박명수 정준하 하하 광희 등 6명의 멤버들은 이제 여러 프로그램에서 러브콜을 하는 예능계 거물이 됐다.
이런 변화는 '무한도전'의 특집에도 그대로 반영됐다. 레슬링, 봅슬레이 등 스포츠부터 김연아, 패리스 힐튼 등 세계적인 스타들과 만남까지 범주는 넓어졌다. 그리고 이젠 우주로 간다.
'무한도전'은 10주년을 기념해 5대 기획을 마련했는데 그 가운데 하나가 우주특집이었다. 발표 시기가 1년 전이니 이에 대해 고민한 기간은 그보다 훨씬 길 것으로 예측된다. 그만큼 '무한도전' 팀은 우주특집에 많은 힘을 쏟았다.
신호탄을 쏜 건 지난 1월 16일 전파를 탄 '마션 특집'이었다. 화성에서 생활하는 우주인의 일기를 담은 영화 '마션'에서 착안, 멤버들이 경기도 화성에 마련된 기지에서 가상으로 우주여행을 했다. 우주여행을 유머로 풀어낸 기획이었으나 우주특집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키긴 충분했다.
아직 스케줄 조율 단계지만 '무한도전' 멤버들이 내달 초 러시아로 출국하는 건 윤곽이 잡힌 모양새다. 이제 정말 우주여행만 남겨두고 있는 것이다. 만일 정말 '무한도전' 멤버들이 우주로 가게 된다면 이는 한국은 물론 세계적으로도 놀라운 선례로 남을 것이다.
하지만 일각에선 이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보이고 있다. 우주여행 자체가 그것에 모든 힘을 쏟아야 할만큼 어려운 일인데 '무한도전' 멤버들이 바쁜 스케줄 속에서 온전이 이 특집에 집중할 여유가 있겠느냐는 것이다. 자연 안전에 대한 걱정이 따른다.
여기에 '무한도전'이 더 이상 키울 판이 없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새로운 분야에 도전한다는 정신은 좋지만 프로그램의 덩치가 커지면서 놓칠 수 있는 소소한 재미가 있다는 것이다. 규모와 소소한 재미. 이 사이를 줄타기하는 '무한도전'의 도전은 성공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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