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졌던 광화문 변호사회관, '조영래홀'로 부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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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3-04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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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유선준 기자 =서울지방변호사회(회장 김한규)가 이름만 남은 채 기능을 잃었던 광화문 변호사회관을 되살렸다. 서울변회는 이 곳을 재단장하면서 우리나라의 대표적 인권변호사인 고(故) 조영래 변호사의 이름을 붙여 기리기로 했다.

서울변회는 광화문역 인근(서울 종로구 당주동)에 있는 변호사회관을 '조영래홀'로 이름지어 새단장하고 3일 저녁 개관식을 열었다고 4일 밝혔다.

이 건물은 변호사들이 1985년 십시일반으로 회비를 모아 처음으로 번듯하게 간판을 올린 회관이다.

그 전까지 변호사들은 옛 서소문 법원청사 안 일부 공간을 회관으로 썼다. 광화문 변호사회관은 1996년까지 10여년간 강북에 몰려있던 법무법인, 변호사들의 구심점이 됐다.

그러다 서울법원청사 등 법조타운이 서초동으로 이전하면서 변호사회관도 서초동에 새로 마련됐다. 인근에 변호사교육문화관까지 조성되면서 서울변회 모임을 비롯해 변호사들을 위한 연수와 교육, 어린이집, 문화활동이 모두 서초동 회관에 집중됐다.

자연히 광화문 회관은 본래의 기능이 없어지고 은행 등 점포와 사무실 등으로 임대됐다.

결국 이곳은 변호사들에게조차 잊혀진 존재가 됐다.

하지만 강북에 있는 대형로펌 김앤장 법률사무소와 법무법인 광장, 세종, 지평, 충정 등은 서초동 회관을 이용하기 어렵다는 불만도 있었다.

서울변회는 강북 회원들에게도 접근성이 좋은 공간이 있어야 하고 회원들의 귀한 역사를 담은 공간을 수익용 임대건물로 방치할 수는 없다는 판단에 따라 제 기능을 복구하는 데 나섰다.

이 건물 10층에 공간을 다시 확보해 강북지역 회원을 위한 연수·교육시설을 마련했다. 회원 공모를 통해 인권변호사의 대명사인 조영래 변호사의 이름을 따 '조영래홀'로 명명했다.

서울변회는 이 곳에서 내달 14일 김영란 전 대법관을 강사로 초빙해 저서 '판결을 다시 생각한다'를 주제로 북콘서트를 연다. 매월 한 차례 문화행사를 열고 하반기에는 2개월 과정의 연수원과 무료 윤리연수 특강도 4∼5차례 열 계획이다.

조 변호사는 부천서 성고문 사건, 망원동 수재 사건 등 한국 현대사에서 주목받은 중요 사건을 맡아 치열하고 감동적인 변론을 보여줬다. '전태일 평전'의 저자이기도 하다. 1990년 44세의 나이에 폐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김한규 서울변회 회장은 "하반기까지 추가로 공간을 확보해 더 많은 변호사가 이용하는 회관을 만들 것"이라며 "새 이름 '조영래홀'은 어떤 환경에 처하더라도 인권옹호와 정의실현이 변호사의 사명이라는 점을 일깨워준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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