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변회는 광화문역 인근(서울 종로구 당주동)에 있는 변호사회관을 '조영래홀'로 이름지어 새단장하고 3일 저녁 개관식을 열었다고 4일 밝혔다.
이 건물은 변호사들이 1985년 십시일반으로 회비를 모아 처음으로 번듯하게 간판을 올린 회관이다.
그 전까지 변호사들은 옛 서소문 법원청사 안 일부 공간을 회관으로 썼다. 광화문 변호사회관은 1996년까지 10여년간 강북에 몰려있던 법무법인, 변호사들의 구심점이 됐다.
그러다 서울법원청사 등 법조타운이 서초동으로 이전하면서 변호사회관도 서초동에 새로 마련됐다. 인근에 변호사교육문화관까지 조성되면서 서울변회 모임을 비롯해 변호사들을 위한 연수와 교육, 어린이집, 문화활동이 모두 서초동 회관에 집중됐다.
자연히 광화문 회관은 본래의 기능이 없어지고 은행 등 점포와 사무실 등으로 임대됐다.
결국 이곳은 변호사들에게조차 잊혀진 존재가 됐다.
하지만 강북에 있는 대형로펌 김앤장 법률사무소와 법무법인 광장, 세종, 지평, 충정 등은 서초동 회관을 이용하기 어렵다는 불만도 있었다.
이 건물 10층에 공간을 다시 확보해 강북지역 회원을 위한 연수·교육시설을 마련했다. 회원 공모를 통해 인권변호사의 대명사인 조영래 변호사의 이름을 따 '조영래홀'로 명명했다.
서울변회는 이 곳에서 내달 14일 김영란 전 대법관을 강사로 초빙해 저서 '판결을 다시 생각한다'를 주제로 북콘서트를 연다. 매월 한 차례 문화행사를 열고 하반기에는 2개월 과정의 연수원과 무료 윤리연수 특강도 4∼5차례 열 계획이다.
조 변호사는 부천서 성고문 사건, 망원동 수재 사건 등 한국 현대사에서 주목받은 중요 사건을 맡아 치열하고 감동적인 변론을 보여줬다. '전태일 평전'의 저자이기도 하다. 1990년 44세의 나이에 폐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김한규 서울변회 회장은 "하반기까지 추가로 공간을 확보해 더 많은 변호사가 이용하는 회관을 만들 것"이라며 "새 이름 '조영래홀'은 어떤 환경에 처하더라도 인권옹호와 정의실현이 변호사의 사명이라는 점을 일깨워준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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