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양성모 기자 = “수 백 년의 세월을 견디는 나무의 생존 비결은 외부의 환경 변화를 치밀하게 파악해 자신을 변화시키는 것이다. 기업도 나무와 같은 선제적인 변화(變化)만이 한계 없는 생존과 성장을 보장한다.”
박진수(朴鎭洙) LG화학 부회장은 4일 충북 청주시 오창공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히고, “이제부터 LG화학이 추진하는 변화의 강도는 과거의 그 어느 때보다 강할 것”이라며 “임직원들이 어떠한 변화도 놀라지 않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을 정도로 선제적 변화를 일상화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박 부회장이 내건 ‘선제적 변화’는 LG그룹의 창업주인 연암 구인회 회장의 DNA가 그대로 스며든 것이다. 구 회장은 전쟁이 한창 진행중이던 1951년, 화장품 뚜껑이 절반 이상 깨지자 ‘깨지지 않는 화장품 뚜껑’을 만들기 위해 플라스틱 사업에 뛰어들며 우리나라 플라스틱 산업의 태동을 이끌었다.
박 부회장은 “LG화학의 역사는 곧 선제적 변화의 역사였다”며, “전쟁중에도 플라스틱 사업에 진출한 창업정신을 본받아 미래에도 변화의 DNA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박 부회장은 LG화학의 중장기적 미래 변화 방향으로 에너지(Energy)와 물(Water), 바이오(Bio) 분야를 선정했다고 소개했다.
박 부회장은 “에너지, 물, 바이오는 인류가 존재하는 한 반드시 필요한 분야”라고 전제한 뒤, “해당 분야의 솔루션 사업을 집중 육성해 LG화학이 영속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근본적인 성장 기반을 더욱 단단하게 다져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구체적으로 “현재 진행하고 있는 △EP(엔지니어링플라스틱)와 SSBR(고기능 합성고무) 등 친환경 차량용 소재, 기존 배터리의 기술적·이론적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는 혁신 전지, 열전소재 및 연료전지용 소재 등 에너지분야 사업과 △올해 400억원을 투입해 청주에 2호라인을 증설할 수처리 RO필터 등 물분야 사업은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세계적인 사업으로 육성하고 △바이오 분야에서는 M&A를 포함해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찾기 위한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LG화학이 이번에 선정한 미래 분야는 지속적인 인구 증가 및 신흥국의 GDP(Gross Domestic Product) 성장 등에 따라 향후 큰 폭의 수요 증가가 예상되는 분야다.
실제로 미국의 싱크탱크(ThinkTank)로 불리는 국가정보위원회에서 발간한 ‘글로벌 트렌드 2030’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73억명 수준인 전세계 인구수는 2030년까지 83억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2030년까지 에너지(Energy)는 50%, 물(Water)은 40%, 식량(Food)은 35% 등 큰 폭으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향후 이 분야에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사업이 크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LG화학은 전략상 구체적인 내용은 밝힐 수 없지만 이러한 큰 방향성 안에서 해당 분야 사업의 R&D강화, 생산능력 확보, M&A 등 지속적인 투자를 통한 강력한 성장 드라이브를 걸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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