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한준호 기자 = 인공지능(AI)이 올해 IT업계의 화두로 떠오르면서 일상생활 속에 깊숙이 자리 잡기 시작했다.
최근 세계적으로 인공지능 기술의 상용화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지만, 이 분야에서 한국의 존재감은 미약하다. 구글과 페이스북, IBM 등 인공지능 개발에서 앞서가는 IT공룡들과 비교하면 더욱 거리가 벌어진다. IT강국이라 불리는 한국의 인공지능 기술은 이제 막 걸음마를 뗀 수준에 불과하다.
최근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IITP)가 발표한 ‘2014년 ICT 기술수준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인공지능 관련 최고 기술 보유국은 미국으로, 미국의 인공지능 기술 수준을 100으로 봤을 때 한국은 75 정도이며, 기술격차는 2년이다.
전문가들은 “인공지능 개발에 뒤처지면 미래산업에서 설자리가 없다”며 경종을 울린다. 이들은 “18세기 증기기관을 발명해 세계 패권을 영국이 장악한 것 처럼, 인공지능을 선점하면 그 이상의 파괴력을 갖게 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인공지능은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고, 서비스를 생성하는 미래 먹거리로 자리 잡았다. 반도체 성능의 향상과 정보 처리 속도의 증가로 방대한 양의 빅데이터를 정확하게 분석할 수 있는 기술이 발달하면서 인공지능은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글로벌 IT기업의 인공지능 개발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자 미국, 일본, 유럽연합(EU) 등 각국 정부의 인공지능 지원도 가속 폐달을 밟고 있다. 국내에서는 게임업체와 포털, 통신업체를 중심으로 인공지능 연구가 진행되고 있지만,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대기업은 이제 막 인공지능 연구팀을 신설한 단계다.
인공지능에 둔감한 것은 정부도 마찬가지다. 국내 인공지능 연구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미래창조과학부는 인공지능 육성을 위한 종합적인 로드맵을 구상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밑그림은 나오지 않고 있다.
최근에는 인공지능 기술 기반을 육성하기 위해 300억원을 투입해 ‘지능형 소프트웨어 개발 중심 플래그십 프로젝트’를 추진하기로 했지만 '물꼬'를 트기에도 턱없이 부족한 예산 수준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전문가들은 “IT기술이 발전을 거듭해 인공지능이 널리 보급된 상황에서 한국이 인공지능 분야에서 존재감을 발휘하려면 지금부터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달려있다”며 "인공지능 산업의 성장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기 위해서는 예산투입과 인재영입이 가장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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