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까지 맞선다” vs “곧 계약 종료”… 노량진수산시장 현대화 갈등 '폭풍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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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3-06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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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점 3차 추첨 마무리 이견 여전해

3일 노량진수산시장 비상대책위원회 소속 상인들이 시장건물 현대화 사업에 맞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사진=노량진수산시장 비상대책위원회 제공]


아주경제 박성준 기자 = 서울 노량진수산시장의 현대화 건물 입주를 둘러싼 갈등이 장기화될 조짐이다. 수협 자회사이자 이곳의 운영 주체인 노량진수산주식회사(이하 노량진수산)와 상인 간 견해차가 전혀 좁혀지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 4일 오후 6시 노량진수산은 현대화 건물의 판매자리 3차 추첨을 마감했다. 1차 추첨은 작년 10월 시작됐지만 당시 13% 수준이란 저조한 참가율을 기록해 지난달 11일 2차 추첨에 이어 3차 일정까지 간 것이다.

노량진수산 측은 이러한 낮은 추첨율의 이유로 수산시장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의 방해를 꼬집었다. 현대화 건물의 입주의지가 강한 상인들이 있지만 비대위가 조직적 힘을 앞세워 그들을 막아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2차 추첨은 상인들의 익명성 보호를 위해 온라인 형식을 병행했다고 설명했다.

노량진수산의 김덕호 과장은 “4일까지 추첨을 하고 그때까지 참여를 하지 않는다면 입주의사가 없는 것으로 간주할 수밖에 없다”며 “시장의 전체적인 이전은 이달 15일까지로 완료하고 남은 자리는 일반경쟁입찰로 돌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런 노량진수산의 태도에 비대위 측은 강하게 반발했다.

비대위 측 관계자는 “수협에서 지어놓은 현대화 건물은 장사를 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닌데 입주만 강요한다”며 “생고기를 파는 수산업은 생물이 움직이는 공간이 확보돼야 하지만 현대화 건물은 현재 건물의 3분의2 면적에 불과해 공간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항의했다.

이어 그는 “상인들은 상우회를 통해 업종별로 연대하고 있는데, 수협이 현대화 건물로 입주를 강행하기 위해 이들을 상대로 회유와 매수를 일삼고 있다”며 “현대화 건물에서 장사가 어려움을 증명하기 위해 조만간 시뮬레이션과 공청회를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노량진수산 측은 상인들과 현대화 건물의 입주 갈등이 장기화됨에 따라 막대한 피해를 자신들이 떠안고 있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신‧구 두 건물의 전반적인 시설관리비를 모두 부담해야 하며 입주지연에 따른 철거공사 지체금도 쌓인다는 것이다.

노량진수산의 김 과장은 “상인들이 전통이나 문화보존의 명분을 앞세우며 시위를 지속하는데 이 피해는 고스란히 고객과 어민이 떠안게 된다”며 “직원들이 시위를 막기 위해 대거 투입되다보니 시장 내 품질관리와 악성호객 행위도 막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장 내 악성호객 행위와 불결한 환경이 전통이 될 수 없다. 오는 16일부터 판매상인들은 신축건물에서 영업을 하며 계약이 완료된 사람은 이미 신축건물의 인테리어를 진행 중인 상황”이라고 전했다.

노량진수산에 따르면 현대화 건물의 영업이 시작되는 이달 15일부터 구건물의 시설관리 인원 100여명은 모두 철수할 방침이다. 아울러 계약일 만료 후 구건물에서 산지 수산물을 바로 받아 유통할 경우 불법 장외거래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비대위 측은 “노량진수산시장이 가진 문화적 가치와 전통을 훼손하지 않고 현대화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현 시장의 기본적인 골격이 보존돼야 한다”며 “수협은 이번 사태 해결에 다양한 방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눈에 보이는 임대수입에만 골몰해 부도덕한 처사를 강요하고 있는 만큼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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