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정훈 기자 = 내연기관 중심의 글로벌 자동차산업은 2010년부터 2014년까지 연평균 3.2% 성장하며 저성장 구간에 들어섰다. 반면 친환경차 시장은 같은 기간 20%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말 2020년 신차 판매 비중 20%를 친환경차로 늘리고, 전기차는 총 20만대를 보급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번 기획을 통해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전기차 시장에서 국내 현주소를 점검한다.<편집자 주>
올해 자동차 시장의 화두는 스마트카와 친환경차다. 자동차업계는 기존 하이브리드차(HEV) 중심의 친환경차 계획을 유지하면서, 전기차 시장을 미래먹거리로 보고 신차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현대차는 2010년 전기차 모델 ‘블루온’을 개발했지만, 인프라와 구매혜택의 부족 등의 이유로 공공기관에만 약 300여대가 보급됐다. 올해는 6년만에 현대차가 야심차게 준비한 아이오닉 전기차가 6월 출시한다.
지난 5년간 판매된 전기승용차는 약 5500대 수준인데, 아이오닉 전기차가 나온다면 올해 판매만 이 수준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는 초기 전기차 시장 형성을 위해 보조금 정책 뿐 아니라 통행료 무료와 버스전용차선 이용 등 강한 인센티브 정책 도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버스전용차선 이용, 공영주차장 무료이용 등 인센티브 정책 필요
업계는 전기차 시장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인센티브 정책 도입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김필수 한국전기차협회 회장은 “전기차 활성화를 위해서는 한국형 모델을 정립해야 한다”면서 “보조금 정책도 필요하지만, 근본적으로 전기차 구매자에게 운행 인센티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민의 세금으로 만들어진 보조금 정책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전기차 시장 조성을 위해서는 정책적인 인센티브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구체적인 인센티브 정책으로는 △버스전용차선 이용 △고속도로 통행료 무료 △전기차 전용 번호판 △공용주차장 무료이용 등이다.
김필수 회장은 “출퇴근 시간을 제외하고 버스전용차로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면서 “노르웨이 등 선진국에서는 수년째 운영해 전기차 시장을 잘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강력한 인센티브 정책이 힘든 이유는 전기차 정책을 환경부와 국토부, 산업부 등 여러부처에서 나눠 맡고있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고속도로 통행료와 버스전용차로 출입 등 정책은 우리가 단독적으로 할 수 없다. 국토부에 법이 있어서 관계부처와 협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영주차장은 50% 할인 정책은 서울시를 비롯한 74개 지자체에서 하고 있다. 그밖에 인센티브 정책도 분기 1회 열리는 전기차 활성화 협의회에서 건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토부는 버스전용차로가 교통 혼잡을 방지하고, 대중교통 이용 활성화를 위해 만들었기 때문에 예외를 둘 수 없다는 입장이다.
정부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버스전용차로 이용은 국토부에서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면서 “경부고속도로 천안IC~한남IC, 경기도권에서 한남IC까지 가는 구간을 전기차 이용자에게 풀어달라는 건의가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 2020년까지 전기차 누적 20만대 보급한다
지난해 12월8일 산업통상자원부와 환경부, 기획재정부, 국토교통부 등 관계부처는 합동으로 친환경차 보급 계획을 발표했다. 이 중 전기차는 올해 1만대, 2017년 3만대, 2018년 4만대, 2019년 5만대, 2020년 6만4000대로 총 19만4000대를 신규로 보급해 2020년 20만대 전기차가 도로를 누비는 시대를 만들겠다는 5개년 로드맵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핵심기술 개발 △차량보급 확대 △충전시설 확충 △민간참여 촉진 등 4대 핵심과제를 추진하다.
환경부는 지난 1월 올해 전기차 7900대에 보조급 1200만원, 완속충전기 설치비 400만원, 세금 400만원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또 지자체별로 최대 800만원까지 추가 보조금을 지급한다.
◆국내 전기승용차 누적 5500대 판매, 올해 판매만 이 기록 깰 듯
국내에서 운영되는 전기승용차는 약 5500대 수준으로, 전체 자동차 시장의 0.1%에도 못 미친다. 올해 6월 출시되는 아이오닉, 내년 봄 출시하는 GM 볼트, 서울에 사무소를 차린 테슬라모터스까지 가세한다면 전기차 시장의 본격 경쟁은 내년이 될 전망이다.
지난해까지 국내 시장에는 기아차 레이와 쏘울, 한국GM 스파크, 르노삼성 SM3 Z.E., BMW i3, 닛산 리프까지 총 6종의 전기차가 약 5500대가 판매됐다. 지난해는 전기차 신차가 하나도 없을 정도로 전기차에 대해 투자가 거의 없었다.
하지만 이제는 달라졌다. 현대차가 국내 최초 친환경 플랫폼을 기반으로 만든 아이오닉 전기차가 오는 6월 출시한다.
또 전기차의 강자 테슬라는 지난해 11월 서울 강남에 테슬라 코리아 유한회사를 설립해 본격적인 진출을 위한 준비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GM은 LG전자와 공동으로 개발한 순수 전기차 볼트를 내년 5월께 출시할 계획이다. 볼트는 1회 충전은 약 321㎞를 갈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무기다. 진정한 전기차 시장의 승부는 내년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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