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임의택 기자 =양산업체의 고성능 버전을 말할 때 AMG는 빼놓을 수 없는 브랜드다. 메르세데스-AMG로 독립된 후에는 고성능 라인업을 더욱 강화하는 추세다.
이번에 시승한 차는 고성능 쿠페인 GT S 에디션-1이다. 지금은 단종된 SLS 쿠페·로드스터를 대신해 AMG 라인업의 이미지 리딩 역할을 하는 차다.
차체는 로드스터의 계보를 잇는 듯 보닛이 상당히 길게 설계됐다. 이 때문에 탑승객은 앞바퀴보다 뒷바퀴에 더 가까운 위치에 놓이게 된다. 뒷모습은 포르쉐 911과 비슷한 느낌이다.
낮은 차체는 아무나 타지 말라는 듯 타고 내리기가 까다롭다. 운전석은 경주차 분위기 그대로다. 한 가지 불편한 점은 기어 레버가 너무 뒤쪽에 자리하고 있다는 점이다. 운전 중 변속은 패들 시프트로 가능하긴 하지만, 기어 레버가 손이 닿는 곳에 있지 않고 상당히 뒤쪽에 배치돼 있어 자연스럽지 않다. 이는 커맨드 컨트롤러를 앞에 놓고 그 뒤에 기어 레버를 배치한 탓이다. 독특한 맛은 있지만 기능적인 면에서는 떨어진다.
정지에서 시속 100㎞ 가속시간의 경우 E63 AMG가 3.7초이고 GT S 에디션-1은 3.8초, S63 AMG는 4초를 기록한다. 체감 가속력은 GT S 에디션-1이 단연 우월하다. 다만 겨울철에 진행된 시승임에도 시승차가 여름용 타이어를 장착하고 있던 탓에 제 성능을 다 끌어내지 못했다. 경쟁 브랜드인 BMW만 해도 겨울에 운영하는 시승차는 전부 윈터 타이어로 교체하는 것과 비교된다.
주행 모드는 콤포트, 스포츠, 스포츠 플러스 등 세 가지로 조절할 수 있다. 콤포트에서는 서스펜션이 상대적으로 푹신하게, 스포츠 플러스에서는 가장 단단하게 세팅된다. 가속감각은 배기음이 끓어 넘치는 스포츠 플러스에서 극대화된다.
반면 승차감은 친절하지 않다. 일반도로에서는 노면 충격을 그대로 전하는 탓에 차체의 움직임이 안정적이지 않다. 도로의 요철을 그대로 느끼고 싶은 이에게는 좋겠지만, 장거리 주행 때는 다소 피곤할 수 있겠다.
차체를 경량화하고, 다운사이징을 했지만 연비는 도심 6.5㎞/ℓ에 그친다. 경제성보다 주행성능을 중시하는 스포츠카의 숙명이기도 하다. 이번 시승에서는 5.5㎞/ℓ를 기록했다.
메르세데스-AMG GT S 에디션-1은 지난해 용인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서 타본 적이 있다. 당시 트랙을 펄펄 날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러나 일반도로에서 매일 타는 건 그리 유쾌하지 않다. 고성능을 즐기는 대가는 2억1620만원. 실용성과 고성능을 함께 원하는 이라면 E63 AMG(1억3470만원)를 고르는 게 더 나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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