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물가 상승률 세계 10위권 진입…저물가 맞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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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3-07 0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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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OECD, 한국 물가 3년새 21위→10위로 ‘껑충’

아주경제 배군득 기자 = 우리나라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세계 10번째에 해당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1%대 저물가라고 강조하지만 주요 국가들과 비교했을 때 상당히 가파른 물가 상승을 기록한 것이다.

특히 지난해 한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역대 최저치로 떨어지며 디플레이션 우려가 커졌지만 글로벌 시각에서는 상대적으로 변동 폭이 적었다는 분석이다.

7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 0.7%는 OECD 34개 회원국 중 10번째로 높았다. 이는 OECD 평균인 0.6%보다 0.1%포인트 높은 수치다.

3년 전인 2012년 한국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2%에 달했지만 OECD 순위는 21위에 그쳤다. 물가상승률이 1.3%로 떨어진 2013년에는 오히려 20위로 한 계단 올랐고 수치 변동이 없었던 2014년(1.3%)에는 13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이듬해인 2015년에는 물가상승률이 0.7%로 반토막이 나며 관련 통계를 내기 시작한 1965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처럼 수년째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눈에 띄게 둔화했지만 선진국 클럽인 OECD 내 순위가 상승한 것은 세계적인 성장세 둔화와 저물가 현상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세계 경제 회복세가 둔화되면서 OECD 평균 물가상승률은 2012년 2.3%에서 0.6%로 3년 새 1.7%포인트나 내려갔다. 한국(-1.5%p)보다도 감소 폭이 컸다. 이 기간 미국(2.1→0.1%), 영국(2.8→0%), 프랑스(2.0→0%) 등 주요 선진국이 0%대로 떨어졌다.

유럽의 경우 유럽연합(EU)에 속한 28개국 평균 물가상승률은 2.6%에서 0%로 추락했다. OECD를 통틀어 헝가리(-5.8%p) 하락 폭이 전체 물가상승률을 하락시키는 원인이 됐다.

지난 2012년과 지난해를 비교해 물가상승률이 오른 국가는 OECD에서 일본(0→0.8%)과 칠레(3.0→4.3%), 노르웨이(0.7→2.2%) 3곳 뿐이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글로벌 경제가 둔화하고 저유가 국면이 길어지는 등 물가 하향으로 미치는 영향이 많았다”며 “한국이 상대적으로 높은 인플레이션 수준을 유지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임 위원은 이어 “그러나 우리가 잘해서 순위가 자연스럽게 올라간 게 아니라 다른 나라들이 더 많이 내려간 데 따른 특이한 상황”이라며 “일본의 전철을 밟지 않도록 저물가·저성장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 말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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