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작년 잉여 현금흐름 10조1925억원…“돈 벌었지만 투자 꺼렸다”

에프앤가이드, 상장기업 1339곳 분석

 

아주경제 김봉철 기자 = 상장 기업들의 잉여 현금흐름이 투자를 줄인 탓에 지난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정보 분석업체인 에프앤가이드는 코스피·코스닥 상장사 1339곳의 작년 1∼3분기 누적 잉여 현금흐름을 분석한 결과, 총 10조3808억원으로 집계됐다고 7일 밝혔다.

이는 잉여 현금흐름이 마이너스 상태이던 전년 동기(-16조9552억원)와 비교해 크게 늘어난 것이다.

잉여 현금흐름은 기업이 사업활동으로 벌어들이는 현금흐름에서 세금과 영업비용 등 사업 유지를 위해 사용하는 현금흐름을 뺀 수치다.

회계상으로는 영업활동과 투자활동 현금흐름을 합산해 구한다. 잉여 현금흐름은 실질적인 현금 보유 수준을 나타내기 때문에 부동산 등 비현금성 자산을 포함한 사내유보금과는 성격이 다르다.

지난해 잉여 현금흐름이 늘어난 것은 기업들이 벌어들인 돈이 늘었지만 경기 불확실성을 이유로 투자에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않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분석 대상 기업의 작년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130조3억원으로 전년(108조785억원)보다 21조9218억원 늘었다.

반면에 투자활동 현금흐름은 119조6195억원이 줄어 전년(-125조2434억원)보다 마이너스 규모가 5조6239억원 줄었다.

결국 영업활동에서는 비용 감소나 이익 증가로 현금 유입이 22조원가량 증가했지만 투자로 인한 현금 유출은 전년보다 5조6000억 원가량 줄었다는 얘기다.

실제로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2015 사업연도 실적에 대해 현금배당을 공시한 상장법인의 배당 총액은 17조9059억원으로 전년 동기에 공시된 금액(13조9745억원)보다 28.1% 증가했다.

기업별로는 SK가 작년 1∼3분기의 잉여 현금흐름이 10조1925억원으로 가장 컸다. SK의 전년 동기 잉여 현금흐름은 마이너스 427억원이었다.

삼성전자는 같은 기간 1조5507억원에서 9조5591억원으로 늘어 잉여 현금흐름 규모가 두 번째로 컸다.

이밖에 한국전력(4777억원→6조9667억원), 한국가스공사(267억원→4조1628억원), SK이노베이션(-2조2267억원→3조4726억원), 삼성물산(2478억원→2조천949억원)이 잉여 현금흐름 규모에서 상위권에 포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