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8월께 이란을 방문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이란 정부에 통보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7일 보도했다. 이에 따라 한중일 간 대(對)이란 외교 전쟁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아베 총리는 오는 8월 27~28일 양일간 아프리카 케냐에서 열리는 아프리카개발회의(TICAD)에 참석한다는 계획을 확정하면서 이란 방문도 두루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총리의 이란 방문은 지난 1978년 후쿠다 다케오 전 총리 이후 38년 만에 처음이다.
이번 방문이 성사된다면 일본 정부는 이란을 상대로 '에너지 외교'를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란은 세계 최대 규모의 천연가스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석유 매장량만 놓고 봐도 세계 4위 규모다. 7800만 명 인구도 일본 기업의 투자와 수출에 용이할 것이라는 판단이 따른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일본 정부는 지난 1월 각의(국무회의)에서 대이란 제재를 해제하는 안을 승인했다. 이에 따라 이란에 수출이나 투자를 할 때 기업이 가입하는 무역보험의 중장기 계약 금지 조항이 풀렸다. 이란 금융기관과의 거래 제한 등도 해제하는 등 이란 진출을 위한 준비를 마친 상태다.
특히 이번 방문을 통해 한중일 3국의 대이란 외교 경쟁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1월 이미 이란을 찾았고 박근혜 대통령도 방문을 검토 중이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서방의 경제제재 해제 이후 이미 프랑스·이탈리아 등 유럽권을 잇따라 방문해 외교전을 펼쳤다.
한편, 일본 내에서는 아베 총리가 이란의 지리적 라이벌인 사우디아라비아를 먼저 방문하는 편이 유리하다는 의견도 일부 나온다. 일본은 원유 수입량의 30%를 사우디에서 들여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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