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강영관 기자 = 현대건설은 현대엔지니어링, 한국가스공사와 함께 쿠웨이트 국영정유회사(KNPC)가 발주한 29억3000만달러 규모의 '알주르 LNG 수입 터미널공사'를 수주했다고 7일 밝혔다. 올들어 국내 건설사들의 중동에서 거둔 첫 대형 프로젝트 수주며, 해외건설 수주 규모로는 최대 규모다. 저유가로 인해 중동 지역 발주가 급감하면서 올들어 중동 지역에서 국내 건설사들이 거둔 수주실적은 9만5000달러에 불과했다.
이 사업은 쿠웨이트 알주르 지역에 하루 30억㎥에 달하는 가스를 액화 처리하는 재가스화 시설과 22만5000㎥ 규모의 LNG 저장탱크 8기를 건설하는 프로젝트다. 공사 지분은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 한국가스공사가 각각 15억2000만 달러(1조8500억원), 13억9000만 달러(1조7천억원), 1600만 달러(200억원)로 해안접안시설을 설치하는 토목공사도 함께 진행된다.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은 LNG 저장탱크 및 해안접안시설 공사, 재가스화 플랜트 건설을 담당한다. 시운전과 발주천 운전 교육은 한국가스공사가 맡는다. 준공은 2020년 예정됐다.
현대건설은 그룹계열사인 현대엔지니어링과 공동으로 대형 공사를 수주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건설이 해외에서 쌓아온 풍부한 플랜트·인프라 공사 수행 경험과 우수한 기술력에 현대엔지니어링의 우수한 화공플랜트 설계 역량이 더해져 수주에 성공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정수현 현대건설 사장은 "저유가 여파로 중동 지역 수주가 급감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룹 건설계열사들이 기술력을 접목해 양질의 공사를 따냈다는데 큰 의의가 있다"며 "이번 공사 수주를 계기로 중동 지역 및 이란 건설시장 공략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수주에는 지난해 3월 박근혜 대통령의 쿠웨이트 등 중동 순방 시 펼친 경제외교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 순방 이후 정부 경제외교 지원을 통해 지난해 10월 현대건설을 비롯한 국내 건설업체들이 총 46억 달러 규모의 '쿠웨이트 NRP 정유공장' 수주에 성공해 한국 건설업체의 위상을 재확인한 바 있다.
이번에 수주한 공사 역시 2014년부터 진행된 입찰이 저유가 여파로 상당 기간 지연됐으나, 박근혜 대통령의 순방 이후 입찰 일정이 순조롭게 진행돼 이번 수주에 밑거름이 됐다.
아울러 이번 수주로 인해 해외 수주 가뭄 해갈에도 적잖은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들어 이달 현재까지 해외건설 수주액은 총 50억5752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수주한 110억3000만 달러의 절반 수준에 그치는 등 위기가 심화된 상황이었다.
그러나 최근 이란 경제재재 해제에 따른 지역 신규 공사 수주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수주로 한국 건설업체들의 인지도와 경쟁력도 한층 높아질 수 있게 됐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저유가로 어려움을 겪었던 해외건설에 반전의 기회가 된 것으로 생각이 된다"며 "무엇보다 외국 기업과의 경쟁을 이겨내고 대형공사를 수주한 것이 큰 의미를 가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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