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한미 연합훈련에 알레르기적 반응을 보여왔던 북한이 사상 최대 규모로 진행되는 이번 한미훈련을 의식, 위협수위를 더욱 높인 것으로 풀이된다. 또 46년만에 개최하는 북한 노동당 대회를 두달여 앞둔 상태에서 유엔 안보리 제재 등과 맞물려 내부 체제결속 강화의 필요성을 느꼈기 때문이란 분석도 나온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국방위원회(국방위)가 7일 발표한 성명을 통해 "우리의 생존 공간을 핵 참화 속에 몰아 넣으려는 미국과 그 추종 세력들의 핵전쟁 도발 광기에 전면 대응하기 위한 총공세에 진입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어 "남조선 작전지대 안의 주요 타격 대상들을 사정권 안에 둔 공격 수단들이 실전 배비(배치) 되고 아시아·태평양지역미제침력군기지들과 미국 본토를 과녁으로 삼은 강력한 핵타격 수단들이 항시적인 발사 대기상태에 있다"고 주장했다.
국방위는 또 "당장이라도 멸적의 발사 단추를 누른다면 도발의 본거지들을 골라가며 순식간에 불바다, 잿더미로 만들어 버릴 것"이라고 위협했다.
이어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도 최근 시험사격을 진행한 방사포의 위력을 자랑하면서 "원수들은 핵타격 수단을 비롯한 우리의 지상, 해상, 수중, 공중, 사이버전 수단들에 의해 제 소굴에서 가장 참혹한 멸망의 쓴맛을 보게 될 것"이라며 "우리의 일당백 용사들과 위력한 타격수단들이 최후공격의 신호탄을 기다리고 있다"고 위협했다.
북한은 이번 한미 연합훈련이 '최고 존엄'에 해당되는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타킷으로 한 훈련이라는 점에 더욱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다.
국방위는 이날 성명에서 "적들이 합동군사연습을 우리의 최고수뇌부와 '제도전복'을 노린 천인공노할 '참수작전'까지 실행하는 전쟁수행방식으로 강행하기로 한 것은 사태의 엄중성을 부가해준다"며 훈련 내용에 거부감을 드러냈다.
유엔의 대북 제재 결의 채택 이후 필리핀 당국이 '진텅호'를 몰수하는 등 국제사회의 추가적인 압박이 현실화하는 것도 북한이 연일 강경 발언에 나서게 하는 이유로 해석된다.
특히 북한으로서는 오는 5월 노동당 제7차 대회를 앞두고 체제 결속을 이루기 위한 차원에서 내부적인 긴장감을 조성할 필요성도 느낀 것으로 보인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으로서는 국제사회의 압박이 강해지는 상황에 기세상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당 대회를 앞두고 내부적으로 긴장도를 높이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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