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비행거부’ 기장에게 ‘파면’ 결정

지난 2일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 전경.[사진=윤정훈 기자]

아주경제 윤정훈 기자 = 대한항공이 준법투쟁의 일환으로 비행을 거부한 기장에게 파면결정을 내렸다.

대한항공은 7일 오후 강서구 공항동 본사 운항본부 주재로 열린 자격심의위원회에서 '24시간 내 연속 12시간 근무 제한'을 이유로 비행을 거부한 박모 기장에게 파면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자격심의위원회 결과에 불복할 경우 1주일 안에 재심청구를 할 수 있고, 재심 진행기간은 대략 3주가 걸린다. 박 기장은 즉각적으로 재심 청구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박 기장은 지난 21일 마닐라에서 출발해 인천공항으로 돌아오는 노선 운항에 나설 경우 단협이 규정한 비행시간(12시간)을 4분 초과하게 된다며 비행을 거부했다.

자격심의위원회는 “박 기장이 인천발 마닐라행 KE621편 운항과 관련해, 비행 전 브리핑을 평소 3배 이상인 60분 이상을 지연시켜 고의적으로 항공기 출발을 지연했다”며 “본인이 고의로 비행시간을 연장시켰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비행근무 시간이 초과했다고 비행을 거부했다‘고 말했다.

이어 “박 기장의 행위를 의도적인 운항업무방해로 본다”며 “안전을 책임지는 기장으로서 역할을 수행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에 파면결정을 한다”고 말했다.

회사의 조치는 항공교통·관제사유, 기상, 항공기 고장 등 비정상 상황에는 14시간까지 근무시간 연장을 할 수 있다는 단협규정을 기반으로 한 것이다.

대한항공 조종사노조(KPU) 관계자는 “결과 통보를 못 받았다. 오늘 중으로 공식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조종사 노조는 8일 오후 본사 앞에서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노조와 연대집회를 개최한다. 이후 고용노동부 서울남부지청을 방문해 항공사의 필수공익사업장 지정철회를 촉구할 예정이다.

오는 9일에는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과 경영진을 비난하는 내용의 스티커를 부착한 조종사 21명에 대한 자격심의위원회가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