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저]가시는 걸음걸음 동백꽃을 사뿐히 즈려밟고 가시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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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3-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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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붉은 동백의 빛깔에 취해 걷는 내내 황홀경

아주경제 기수정 기자 =계절의 변화란 것이 참으로 정확하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꽁꽁 얼어붙었던 전국은 만물이 겨울잠에서 깨어나는 경칩이 지난지 며칠 되지 않아 이내 따스한 기운이 감돌더니 여기 저기서 봄꽃이 움트기 시작한다.

산수유와 개나리, 매화, 벚꽃 등 다양한 봄꽃이 여행객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지만 봄의 시작, 생동감을 느낄 수 있는 봄꽃은 바로 '동백'이다.

양 손 가득 찰 정도로 탐스러운 꽃잎, 새빨간 빛깔, 송이째 떨어지며 길게 늘어선 꽃길은 마치 붉은 융단처럼 아름답다.

이번 주말 여행지는 봄내음 물씬 나는 동백꽃을 만나러 떠나는 것은 어떨까. 살랑이는 봄바람 따라 동백의 기운을 만끽해 보자. 

◆철새나그네길 2코스 해지게길
 

철새 나그네길의 2코스인 해지게길에서는 동백정 동백나무 숲의 짙푸른 자태를 감상할 수 있다. [사진=한국관광공사 제공]


볼거리와 즐길 거리가 풍부한 곳, 그늘진 솔숲, 드넓은 모래사장에서 서해의 낭만을 즐길 수 있는 곳은 어딜까 떠올린다면 바로 충청남도 서천에 위치한 철새 나그네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특히 철새 나그네길의 2코스인 해지게길은 동백정 동백나무 숲의 짙푸른 자태와 마량포구 서해안에서 떠오르는 붉은 해돋이를 볼 수 있는 곳이다. 동백정에서 시작해 성경 전래지를 지나 마량포구에서 끝이 나는 총 길이 3.3km의 해지게길은 친구 또는 연인과 걷기에 제격이다.
 

철새나그네길 동백정에 붉게 핀 동백꽃이 아름답다.[사진=한국관광공사 제공]


천연기념물로 지정되기도 한 동백정의 동백나무 숲은 겨울에도 꽃을 볼 수 있고 여행의 종착지인 마량포구에서는 매년 광어, 해돋이 축제가 열려 겨울에 더욱 유명세를 타기도 한다.

특히 이곳 마량포구 방파제에서 바라보는 해돋이와 해넘이는 가히 장관이다. 
 

동백나무 숲에 둘러싸인 동백정. 동백정의 동백나무 숲은 천연기념물로 지정되기도 했다. [사진=한국관광공사 제공]


천연기념물 제 169호로이자 서천군의 명소, 미량미 동백나무숲도 만날 수 있다.

사철 푸르름을 자랑하는 미량미 동백나무숲의 동백꽃 피는 시기는 3월 하순 경이다. 바닷바람을 피할 수 있는 언덕의 동쪽 자락에서는 오백년 수령 동백나무 80여 그루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구불길 7코스 신시도길
 

고군산군도의 풍광이 한눈에 들어오는 구불길 7코스 신시도길

전라북도 군산시의 신시도. 고군산군도의 풍광이 한눈에 들어오는 이곳은 신라 초기부터 사람들이 살기 시작했다고 한다.  9세기 통일신라 말기의 학자 최치원 선생이 이곳에서 글공부를 했다는 이야기도 전해지고 있다. 
 

고군산군도의 풍광이 한눈에 들어오는 전라북도 군산시의 신시도는 9세기 통일신라 말기의 학자 최치원 선생이 글공부를 한 장소로도 유명하다.

신시도는 고군산군도(古群山群島)의 주봉(主峰)인 월영산(月影山)이 있는 섬으로, 본래 섬이었으나 33.9km의 세계 최대 길이의 방조제가 건설되며 육지와 연결돼 지금은 더욱 많은 관광객들이 찾고 있다.

월영산 고개를 넘으며 새만금방조제 배수관문을 구경하는 재미도 남다르다. 특히 이곳에서는 바닷물이 드나드는 장관을 한눈에 볼 수 있다.

봉 정상은 200m가 채 되지 않지만 이곳에 오르면 신시도 일대는 물론, 무녀도와 선유도, 장자도, 관리도로 이어지는 섬의 무리까지 한눈에 담긴다. 

월영봉을 넘고 몽돌해수욕장을 지나 대각산 바닷길을 걸으면 병풍처럼 펼쳐진 고군산도의 풍광을 가슴 한 가득 안을 수 있다.

대각산 바닷길을 따라 천천히 걸어가다 보면 다도해상에서나 볼 법한 난대림 식물과 곳곳에 숨어있는 동백꽃과 만나게 된다.

붉게 피어난 동백꽃에 마음이 뺏길 때쯤 옥빛 바다와 양식장 등  서해의 또다른 모습이 등장하며 넋을 잃는다.

◆정약용의 남도유배길 2코스 사색과 명상의 다산 오솔길
 

정약용의 남도유배길. 구불구불 이어진 길에서 정약용 선생의 고된 삶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월출산의 비경에 취하고 맛깔스럽게 차려진 남도 정식에 감탄하는 전라남도 강진, 남도유배길에서는 영랑 김윤식 선생의 생가, 만개한 동백꽃 송이가 툭 툭 떨어지면서 연출된 장관을 볼 수있다. 다산 정약용 선생의 혼이 깃든 다산초당도 이곳 유배길에 있다.
 

만개한 동백꽃 송이가 툭 툭 떨어져 붉은 융단으로 변한 남도유배길

다산 정약용 선생은 이곳 강진에서 18여 년간의 긴 유배생활을 했다. 다산초당은 다산 선생이 10여년을 생활하면서 후학을 양성하고 500여권의 책을 저술하셨던 곳이라고 전해진다. 이야기를 들어서일까, 초당을 오르는 내내 힘겹게 하는 울퉁불퉁한 흙길때문일까 다산초당에서 백년사로 움직이는 내내 정약용 선생의 고된 삶이 느껴진다. 
 

정약용의 남도유배길. 구불구불 이어진 길에서 정약용 선생의 고된 삶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그의 고단했던 삶이 뭍어난 길이겠지만 3월에는 더없이 아름답다. 백련사 동백림의 만개한 동백꽃을 볼 수 있는 덕이다.

서정시인 김영랑의 삶이 담겨있는 그의 생가에서도 커다란 동백나무가 있다. 하지만 이곳에서는 모란이 주인공이다.

향기는 없으나 영랑 선생의 시처럼 서정적인 꽃 , 360여일을 기다려 단 5일만 핀다는 귀한 꽃 모란을 원없이 감상할 수 있다. 

◆한려해상 바다백리길 3코스 비진도산호길
 

비진도 산호길 3코스 망부석 전망대서 바라본 한려해상 전경

감탄이 절로 나오는 풍경이 발 아래로 펼쳐지는 길이 있다. 바로 경상남도 통영시에 위치한 비진도 산호길이다. ​‘견줄 비(比)’ 자와 ‘보배 진(珍)’ 자를 쓰는 비진도. 이름 그대로 보배와 견줄만큼 아름답다는 뜻이다.

에메랄드빛 바다가 비진도를 감싸안은 모습은 그야말로 장관이다.
 

비진도 산호길 3코스에 위치한 망부석 전망대에서 바라본 한려해상과 비진도 전경. 에메랄드빛 바다가 비진도를 감싸안은 모습이 장관을 연출한다. [사진=한국관광공사 제공]


경상남도 통영시의 비진도 내항에도 해녀가 산다. 여객선에서 내리면 해녀가 방금 잡은 전복 등 각종 해산물을 정리하는 모습이 종종 눈에 띈다.

보배와 견줄만큼 아름다운 자태를 간직한 비진도 해변은 사구와 몽돌이 공존하는 특이한 지역이다.

비진도의 아름다움을 감상하려면 공을 좀 들여야 한다. 문필봉처럼 솟은 봉우리로 길이 이어지면서 초입부터 가파르기 때문에 걷는데 적잖이 힘이 든다. 하지만 어려움을 이겨내는 순간 끝없이 펼쳐진 다도해의 푸르름, 사계절 다양한 식물들까지 볼 수 있는 보상이 주어진다.

이맘때는 동백나무가 눈길을 끄는 이곳은 4월까지는 야생화 천국으로 변한다. 5월에는 눈꽃 날리는 때죽나무가. 6월에는 산딸기가 지천에 깔린다.

◆한라산둘레길 동백길 
 

한라산둘레길 중 한 곳인 동백길을 걸으면 동백의 진면목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다.[사진=한국관광공사 제공]

제주도에서도 이맘때면 붉게 핀 동백을 볼 수 있다. 해발 600~800m의 제주도 한라산둘레길 중 동백길을 걸으면서 제대로 감상할 수 있다. 

무오법정사에서 동쪽방향으로 돈내코 탐방로까지 13.5km의 구간으로 이뤄진 동백길은 일제강점기 항일운동의 성지였던 무오법정사와 제주 4·3사건의 아픈 역사를 간직한 주둔소, 화전민 터를 두루 감싸안았다.
 

한라산둘레길 중 한 곳인 동백길을 걸으면 동백의 진면목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다.[사진=한국관광공사 제공]

동백길이라는 이름이 무색하지 않게 동백나무를 중심으로 편백나무 군락지, 법정이오름, 어점이오름, 시오름, 미악산, 강정천, 악근천 등이 분포하고 있다.

특히 한라산 난대림지역의 대표 수종인 동백나무는 서귀포자연휴양림에서 5ㆍ16도로변까지 이름 그대로 동백꽃의 향연이 펼쳐진다. 특히 3월에는 낙화한 동백이 길 위에 수를 놓아 또 다른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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