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수유와 개나리, 매화, 벚꽃 등 다양한 봄꽃이 여행객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지만 봄의 시작, 생동감을 느낄 수 있는 봄꽃은 바로 '동백'이다.
양 손 가득 찰 정도로 탐스러운 꽃잎, 새빨간 빛깔, 송이째 떨어지며 길게 늘어선 꽃길은 마치 붉은 융단처럼 아름답다.
이번 주말 여행지는 봄내음 물씬 나는 동백꽃을 만나러 떠나는 것은 어떨까. 살랑이는 봄바람 따라 동백의 기운을 만끽해 보자.
볼거리와 즐길 거리가 풍부한 곳, 그늘진 솔숲, 드넓은 모래사장에서 서해의 낭만을 즐길 수 있는 곳은 어딜까 떠올린다면 바로 충청남도 서천에 위치한 철새 나그네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특히 철새 나그네길의 2코스인 해지게길은 동백정 동백나무 숲의 짙푸른 자태와 마량포구 서해안에서 떠오르는 붉은 해돋이를 볼 수 있는 곳이다. 동백정에서 시작해 성경 전래지를 지나 마량포구에서 끝이 나는 총 길이 3.3km의 해지게길은 친구 또는 연인과 걷기에 제격이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되기도 한 동백정의 동백나무 숲은 겨울에도 꽃을 볼 수 있고 여행의 종착지인 마량포구에서는 매년 광어, 해돋이 축제가 열려 겨울에 더욱 유명세를 타기도 한다.
특히 이곳 마량포구 방파제에서 바라보는 해돋이와 해넘이는 가히 장관이다.
천연기념물 제 169호로이자 서천군의 명소, 미량미 동백나무숲도 만날 수 있다.
사철 푸르름을 자랑하는 미량미 동백나무숲의 동백꽃 피는 시기는 3월 하순 경이다. 바닷바람을 피할 수 있는 언덕의 동쪽 자락에서는 오백년 수령 동백나무 80여 그루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구불길 7코스 신시도길
월영산 고개를 넘으며 새만금방조제 배수관문을 구경하는 재미도 남다르다. 특히 이곳에서는 바닷물이 드나드는 장관을 한눈에 볼 수 있다.
봉 정상은 200m가 채 되지 않지만 이곳에 오르면 신시도 일대는 물론, 무녀도와 선유도, 장자도, 관리도로 이어지는 섬의 무리까지 한눈에 담긴다.
월영봉을 넘고 몽돌해수욕장을 지나 대각산 바닷길을 걸으면 병풍처럼 펼쳐진 고군산도의 풍광을 가슴 한 가득 안을 수 있다.
대각산 바닷길을 따라 천천히 걸어가다 보면 다도해상에서나 볼 법한 난대림 식물과 곳곳에 숨어있는 동백꽃과 만나게 된다.
붉게 피어난 동백꽃에 마음이 뺏길 때쯤 옥빛 바다와 양식장 등 서해의 또다른 모습이 등장하며 넋을 잃는다.
◆정약용의 남도유배길 2코스 사색과 명상의 다산 오솔길
서정시인 김영랑의 삶이 담겨있는 그의 생가에서도 커다란 동백나무가 있다. 하지만 이곳에서는 모란이 주인공이다.
향기는 없으나 영랑 선생의 시처럼 서정적인 꽃 , 360여일을 기다려 단 5일만 핀다는 귀한 꽃 모란을 원없이 감상할 수 있다.
◆한려해상 바다백리길 3코스 비진도산호길
에메랄드빛 바다가 비진도를 감싸안은 모습은 그야말로 장관이다.
경상남도 통영시의 비진도 내항에도 해녀가 산다. 여객선에서 내리면 해녀가 방금 잡은 전복 등 각종 해산물을 정리하는 모습이 종종 눈에 띈다.
보배와 견줄만큼 아름다운 자태를 간직한 비진도 해변은 사구와 몽돌이 공존하는 특이한 지역이다.
비진도의 아름다움을 감상하려면 공을 좀 들여야 한다. 문필봉처럼 솟은 봉우리로 길이 이어지면서 초입부터 가파르기 때문에 걷는데 적잖이 힘이 든다. 하지만 어려움을 이겨내는 순간 끝없이 펼쳐진 다도해의 푸르름, 사계절 다양한 식물들까지 볼 수 있는 보상이 주어진다.
이맘때는 동백나무가 눈길을 끄는 이곳은 4월까지는 야생화 천국으로 변한다. 5월에는 눈꽃 날리는 때죽나무가. 6월에는 산딸기가 지천에 깔린다.
◆한라산둘레길 동백길
무오법정사에서 동쪽방향으로 돈내코 탐방로까지 13.5km의 구간으로 이뤄진 동백길은 일제강점기 항일운동의 성지였던 무오법정사와 제주 4·3사건의 아픈 역사를 간직한 주둔소, 화전민 터를 두루 감싸안았다.
특히 한라산 난대림지역의 대표 수종인 동백나무는 서귀포자연휴양림에서 5ㆍ16도로변까지 이름 그대로 동백꽃의 향연이 펼쳐진다. 특히 3월에는 낙화한 동백이 길 위에 수를 놓아 또 다른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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