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은숙 기자 =미국 대선에 무소속 출마를 저울질해온 마이클 블룸버그(74) 전 뉴욕시장이 7일(현지시간) 2016년 대선에 나가지 않겠다고 밝혔다고 CNN 등 현지 언론이 7일 (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블룸버그 전 시장은 이날 '블룸버그 뷰'에 '내가 감당하지 않을 리스크'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불출마를 선언했다고 외신들은 보도했다. 블룸버그 전 시장은 이 글에서 "지난 몇 달 동안 많은 미국인이 나에게 무소속 출마를 촉구했다"며 "현재의 후보들을 좋아하지 않는 그들 중 일부는 내가 나서는 것이 애국하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그는 자신이 이런 요청에 '신중한 검토'를 했다면서 "그러나 자료를 들여다보니 내가 레이스에 뛰어들 경우 이기지 못하는 게 확실하다"며 승산이 없다고 내다봤다.
뿐만아니라 블룸버그 전 시장은 자신의 출마로 이번 대선 구도가 공화-민주당 후보와 무소속 후보의 3파전이 될 경우, 공화당의 강경 보수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커진다고 우려했다.
그는 "나의 출마는 결국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테드 크루즈 후보에게 좋은 당선 기회를 만들어주게 된다"며 "이것은 솔직히 내가 감당할 수 있는 리스크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자신이 어떤 후보를 지지할지 결정하지 않았지만, 유권자들에게는 '분열적 공약'을 내놓는 후보는 거부하라는 호소는 계속 하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미국 정치권에서는 블룸버그 전 시장이 출마하더라도 무소속 입후보 자격을 갖기 위한 전국 50개 주(州)에서의 90만 명 지지서명을 달성하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 바 있다.
블룸버그 전 시장의 출마 가능성은 지난 1월 뉴욕타임스(NYT)의 보도로 점화됐다. 과거에도 대선 출마설이 돌았던 그가 측근들에게 '대권플랜'을 짤 것을 지시했고, "10억 달러를 쓰겠다"는 요지의 말을 했으며, 자신의 경쟁력을 가늠하는 여론조사까지 하는 등 출마 수순을 밟아가고 있는 것으로 보도됐다.
1981년 창업한 블룸버그 통신을 세계적 미디어 그룹으로 키운 기업인이자 억만장자인 그는 2002∼2013년 12년 동안 블룸뉴욕시장으로 활동하며 행정가로 변신했다.
원래 민주당원이었으나, 2001년 공화당으로 당적을 바꿔 뉴욕시장에 당선됐고, 2009년 3선 도전 때는 무소속으로 또 적을 바꿨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