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중국 2월 수출이 20% 이상 급감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감소폭이다. 수입도 16개월째 하향곡선을 그리며 중국 경기둔화 그림자가 더욱 짙어졌다.
8일 중국 해관총서에 따르면 2월 중국 수출이 위안화 기준으로 지난 해 같은 기간보다 20.6% 하락했다. 6.6% 하락한 전달보다 낙폭을 키운 것은 물론, 시장 전망치(-11.3%)보다도 훨씬 부진했다. 이에 따라 수출은 지난해 12월 2.3% 반짝 상승한 이후 두 달째 하락세를 이어갔다.
달러화 기준으로 한 수출 감소폭은 25.4%로 더 크게 줄었다. 앞서 블룸버그가 집계한 애널리스트들의 예상치(-14.5%)에 비해서도 부진한 것으로 지난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5월 이래 받아 든 최악의 성적표다.
글로벌 수요 둔화로 주요 시장으로의 수출이 일제히 하락한 것이 원인이다. 1~2월 통계를 살펴보면 유로존 수출이 10.7% 감소한 것을 비롯해 미국과 일본으로의 수출이 각각 10.9%, 7.3% 줄었다. 아세안 국가로의 수출은 20.4% 급감했다.
내수시장도 위축되며 수입도 부진했다. 2월 위안화 기준 수입은 8% 줄어들며 16개월째 내림세를 이어갔다. 다만 전달(-14.4)은 물론 시장 예상치(-11.7%)는 웃돌았다. 달러화 기준으로는 13.8% 감소했다.
이에 따라 2월 중국의 무역흑자는 전년 대비 43.4% 줄어든 2095억 위안을 기록했다. 달러화 기준 무역흑자는 325억9000만 달러였다.
수출 부진을 예견한 듯 중국 정부는 지난 5일 개막한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예년과 달리 연간 대외무역 증가 목표치를 언급하지 않았다.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정부 업무보고에서 "올해 수출입 지표가 안정 수준으로 회복돼 호전될 것"이라고만 밝히며 구체적인 목표 수치를 제시하지 않았다. 중국은 지난해 수출입 증가율 목표치를 6%로 제시했으나 대외 환경 악화 등으로 실제 수출입 총액은 7.0% 감소하며 목표 달성에 실패했다.
취훙빈 HSBC 중국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난해 기저효과와 대외 수요 침체가 이어진 것이 2월 수출 급락의 주요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춘제라는 계절적 요소를 감안해 1~2월 수출 통계를 종합해봐도 수출 낙폭이 지난해 말보다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입 감소폭이 줄어든 것은 글로벌 원자재 가격이 안정세를 회복한 데 따른 영향이 크다며 중국 내수시장 침체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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