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석유선 기자 = ‘與 나경원의 4선 달성이냐, 野 자존심 회복이냐’
지난 2014년 7·30 재보궐선거의 최대 격전지였던 서울 동작을이 2년 만에 새로운 금배지 주인 찾기에 나섰다. 동작을 ‘강남 4구’로 만들겠다는 현역 나경원 의원(새누리당)이 버티고 있는 가운데 ‘야권 자존심 회복’을 위해 4수, 5수 도전에 나선 야당 후보들의 설욕전이 주목된다.
현재 구도로는 나 의원이 여성 의원으로서 4선 달성이 어렵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나 의원은 지난 재보선에서 다소 늦게 ‘전략공천’ 됐지만, 대중적 인지도와 특유의 스킨십을 무기로 기동민·노회찬 연대구도를 단 929표차로 꺾고 승기를 잡은 저력이 있다. 이로 인해 현재 전국적인 ‘일여다야(一與多野)’ 구도 중에서도 동작을은 ‘나경원 인물론’이 또 한번 통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지난 7일 서울 사당동 남성시장에서 만난 주부 윤모(52세·사당1동)씨는 “나 의원이 국회에서 (외교통일위) 위원장도 하고 서울시장 후보도 했던 인물 아니냐”면서 “아직 (당선된 지) 2년 밖에 안됐고, 앞으로 동작을 발전시킬 사람이라 생각한다”고 지지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나 의원에게도 ‘야권연대’ 변수는 막판까지 방심할 수 없는 요소다. 같은 날 남성역에서 만난 직장인 김모(38세, 사당2동)씨는 지난 재보선에서 기동민-노회찬 단일화가 너무 늦어 무효표가 많았다”면서 “전통적으로 야당이 강한 곳인데, 이번에 야권 후보들끼리 똘똘 뭉치면 나 의원도 안심할 수 없을 것 같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야권연대는 녹록지 않아 보인다. 동작을에 출사표를 던진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만 3명이고 국민의당 2명, 정의당 1명까지 총 6명의 야당 후보들이 나선 상태다.
이 가운데 허동준 더민주 동작을 지역위원장은 지난 2000년부터 5번의 총선과 보궐선거에 출마했지만 번번이 당의 전략공천의 벽에 막혀 본선조차 나서지 못한 출마 5수생이다. 그는 “그동안 전략 공천으로 동작에 왔던 모든 정치인들이 동작을 버렸다”면서 지역 토박이로서 16년간 생활 정치를 해온 자신이 이번만큼은 공천장을 받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더민주에는 허 위원장 외에도 2010년 ‘서울시 무상급식 주민투표’를 이슈화 해 ‘오세훈 저격수’로 통하는 강희용 더민주 뉴파티위원회 대변인, 장애인 최초로 지역구 국회의원에 도전장을 낸 최동익 의원(비례대표) 등이 당의 공천장을 기다리고 있다.
국민의당에서는 ‘무한도전 변호사’로 유명한 장진영 당 대변인이 ‘소비자 대변인’을 자처하며 출사표를 던졌다. 장 대변인은 “새누리당의 독주를 막고 제 고향 동작의 주도권을 찾아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같은 당에서는 서영갑 전 서울시의회 의원이 지난 1월 일찌감치 출마를 선언하고 표밭을 일구고 있다.
지난 재보선에서 야권 표심의 캐스팅보트 역할을 했던 김종철 정의당 동작구위원회 공동위원장도 “전월세를 꽉 잡고, 새누리를 이기겠다”면서 출마 4수생으로 나섰다. 그는 지난 재보선에서 노회찬 후보와 야권연대 없이 끝까지 완주했지만, 이번에는 노동당이 아닌 정의당 후보로 나선 만큼 ‘막판 야권연대’에 기여할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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