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임신부들은 지카 바이러스 위험 지역에 출입하지 말아야 한다는 세계보건기구(WHO)의 권고가 나왔다. 지카 바이러스가 임신 기간에 상관 없이 태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에 잇따라 나온 데 따른 조치로 보인다.
WHO는 8일(현지시간) 지카 바이러스 관련 제2차 긴급위원회 회의를 마친 뒤 임신부들은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고 밝혔다고 NBC 등 외신이 9일 보도했다. 이날 긴급위원회에서는 관련 연구 결과와 진전 상황 보고 등이 이뤄졌다. WHO가 긴급위원회를 연 것은 지난 1차 회의 이후 한 달 여 만이다.
지금까지는 임신부들의 경우 지카 위험 지역을 여행하면 위험할 수 있다고 경고하는 정도에서 그쳤었다. WHO가 한층 강화된 권고 사항을 내놓은 것은 지카 바이러스가 태아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력이 예상보다 강력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최근 프랑스 의학전문지 란셋(Lancet)에는 지카 바이러스가 급성 척수염을 일으킬 수도 있다는 가설을 제기한 연구 결과가 실렸다. 추가 연구가 필요하긴 하지만 척수염 진단을 받은 15세 소녀의 뇌척수액에 지카 바이러스가 상당수 분포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주에는 지카 바이러스가 소두증과 길랭-바레 증후군을 유발할 수 있다는 구체적인 증거가 제시되기도 했다. 지카 바이러스 백신은 현재 미국과 브라질 등 각국에서 개발중이지만 상용화까지는 빨라도 3~5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다. 최대한 모기와의 접촉을 줄이고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지카 바이러스는 주로 이집트숲모기를 통해 전파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규모로 지카 바이러스 감염이 확산되고 있는 브라질 등 남미, 모기 개체가 급증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 있는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에서는 방역을 강화하는 한편 긴 팔 상의 착용, 모기 퇴치제 사용 등 개인적인 위생 관리를 촉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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