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장슬기 기자 = 금융위원회가 올해부터 대기업 및 중소기업 평가 시기를 상·하반기로 나눠 실시하고 구조조정 대상 기업의 선별 기준을 강화하는 등 엄격한 잣대를 적용키로 했다.
4월 총선을 의식해 기업 구조조정이 지연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예년보다 강력한 구조조정을 추진할 것이라고 일축했다.
◆ 재무지표 외 위험도 종합평가
김용범 금융위 사무처장은 9일 오전 브리핑을 열고 "주채권은행이 4월 말까지 금년도 주채무계열 재무구조평가를 완료한다"며 "평가 결과에 따라 5월 말까지 '재무구조개선약정' 등을 체결하고 매반기 약정 이행상황 점검 등 밀착 모니터링할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금융위가 평가할 기업의 대상은 최근 3년 연속 영업활동현금흐름이 마이너스이거나 이자보상배율 1.0 미만, 자산건전성 '요주의' 이하, 급격한 신용도 악화, 완전자본잠식기업 등이다. 재무지표뿐만 아니라 산업위험, 영업위험, 경영위험 등을 종합 평가한다는 방침이다.
총선을 의식해 기업구조조정이 지연 중이라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 김 처장은 "기업 구조조정은 기본적으로 해당 기업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채권은행의 주도로 매년 신용위험평가를 통해 실시 중에 있다"며 "지난해 말 이뤄진 평가를 바탕으로 현재까지 구조조정 대상으로 선정된 기업에 대해 워크아웃 및 회생절차 등을 추진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 "조선사 구조조정 순조롭게 진행 중"
조선사의 구조조정에 대해 김 처장은 "현재 순조롭게 진행 중에 있다"고 밝혔다. 대우조선의 지난 해 영업손실이 사상 최대인 5조5000억원을 기록한 것과 관련해선 "대우조선의 영업손실 규모는 지난해 실사 결과에서 이미 예상됐던 수준과 크게 다르지 않은 상황이다"라며 "현재 실사결과에 따라 신규자금 지원, 자본확충, 인력 구조조정 등의 정상화 방안이 예정대로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STX조선도 지난해 실사를 실시한 뒤 구조조정 방안을 새롭게 마련하고, 이 방안에 따라 예정된 구조조정을 진행 중에 있다"며 "성동조선 역시 삼성중공업과 경영협력을 체결해 영업역량 강화, 인력 감축 등 경쟁력 강화와 구조조정을 동시에 추진 중이다"고 설명했다.
금융위는 산업동향 등 외부 여건이 우호적이지 않은 상황에서 조선업의 구조조정은 짧은 시간 내에 가시적 성과가 나오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김 처장은 "가시적 성과가 당장 보이지 않더라도, 조선업 구조조정이 계획대로 착실히 진행 중인 점을 이해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금융위는 해운업의 구조조정 계획도 발표했다. 현대상선과 관련해선 "2월 2일 자산매각 및 채무조정안을 포함한 전방위적 경영정상화방안을 발표하고, 용선료 협상 등 후속조치를 이행 중에 있다"며 "비협약 채권자에 대한 채무재조정이 원활히 진행될 경우 채권단은 회사의 경영정상화를 위해 최대한 지원할 것이다"고 밝혔다.
한진해운의 구조조정과 관련해서는 "회계법인(삼일) 컨설팅 결과를 토대로 경영정상화 방안을 마련 중이며, 확정되는 대로 채권금융기관 협의 하에 구조조정을 적극 추진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또한 금융위와 정책금융기관은 지난 해 12월 발표한 '해운업 경쟁력 강화 방안' 후속 조치의 일환으로 이달 중 '선박신조 프로그램'을 확정해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유암코를 통한 시장주도의 구조조정 추진이 다소 부진하다는 지적과 관련해선 "현재 유암코는 설립 초기 단계로서 한 건씩 차근차근 투자해 새로운 구조조정 시스템에 대한 노하우를 축적해가는 과정 중이라 생각한다"며 "향후 다양한 투자사례와 성공사례를 축적해 민간 주도 구조조정의 새로운 모델로 자리매김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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