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경제위기론서 경제낙관론으로 급선회…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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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3-09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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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 대통령·청와대·정부 "경제 신호 긍정적 측면 많다"

  • 총선 한달여 앞두고 야당의 '경제심판론' 차단 나선 것이라는 해석도

[사진=청와대]



아주경제 주진 기자 ="국가를 지탱하는 두 축인 안보와 경제가 동시에 위기를 맞는 비상 상황에 직면했다. 선제적인 개혁을 않는다면 IMF 위기 당시 겪었던 대량 실업의 아픔과 막대한 사회경제적 비용을 다시 치를 수도 있다."(1월 13일 대국민담화)

“연초에 올 한해 대내외 경제여건이 만만치 않다고 말씀을 드렸는데 지금은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대외 경제여건이 어려워진 상황이다.”(2월 22일 수석비서관회의)

"최근 경제 상황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긍정적인 측면도 많다. 수출은 감소폭이 줄어들었고 소비는 증가세가 유지되고 있다."(3월 7일 수석비서관회의)

“요즘 봄이 오는 것을 느끼지만, 경제는 아직 온기가 차오르지 않아 마음이 안타깝다."(3월 8일 서비스산업 관계자 간담회)” “

불과 두 달 전까지만 해도 강도 높은 경제 위기론을 설파했던 박근혜 대통령과 청와대가 최근 돌연 낙관론으로 ‘톤다운’한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박 대통령은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안보와 경제 더블위기론을 말하면서 투자와 소비심리를 크게 위축시킬 수 있는 발언을 쏟아냈다. 그러면서 노동4법과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등 경제활성화 쟁점 법안들을 조속히 처리해달라고 정치권을 압박했다. 쟁점법안 처리 압박용으로 해석될 수 있는 셈이다.

그러나 최근 테러방지법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에서 현 정부의 경제실책론을 부각시키자, 박 대통령과 청와대, 정부는 ‘안보는 매우 엄중한 상황이지만 경제 지표는 나아지고 있다’며 경제낙관론에 힘을 싣기 시작했다.

이를 두고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총선을 의식해 야당의 ‘경제 심판론’을 선제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선거용 립서비스가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아울러 노동4법과 서비스법 등 경제활성화 입법이 야당의 반대로 처리되지 못해 일자리 창출과 경제활성화가 추진되지 못했다는, 이른바 ‘야당 책임론’으로 총선 프레임을 짜야 한다는 암묵적인 메시지를 여당에 보낸 것 아니냐는 시각도 나온다.

이같은 박 대통령의 경제상황 인식 변화에 대해 청와대는 "대외 경제나 국회 입법 비협조 등 악조건 속에서도 지표 추세가 긍정적으로 볼 부분이 있다는 것"이라며 "소비심리가 위축되면 경제에 악영향을 줄 수 있으니까 자신감 희망을 갖자는 것"이라고 에둘러 설명했다.

하지만 청와대와 정부의 경제낙관론과는 반대로 전문가들과 재계 일각에서는 ‘경제 위기론’이 팽배해 있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 7일 발표한 ‘3월 경제동향’을 통해 “최근 주요 지표의 부진이 지속되면서 경제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경고했다. KDI가 공식적으로 ‘경기 둔화’라는 표현을 쓴 것은 작년 1월 이후 14개월 만이다. 메르스 우려가 높았던 지난해 7월에도 KDI는 “성장세가 약화됐다”는 정도에 그쳤다.

지난해 실업률 3.6%도 선거 직전 해의 실업률로는 2000년 이후 둘째로 높고, 특히 15~29세 청년 실업률은 9.2%로 역대 최고 수준이며 지난해 하반기 이후 계속 증가세다. 제조업 평균가동률 역시 74.3%까지 떨어져 선거 유무를 막론하고 IMF 외환 위기 당시인 1998년 이후 가장 낮게 떨어졌다. 공장 가동률이 80%를 넘어야 경제가 정상적으로 돌아간다고 보면 심각한 수치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지금은 수출 불황이 내수 불황으로 전염되는 단계로, 방치할 경우 장기간 경기 회복이 늦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청와대와 정부의 ‘경제 낙관론’은 국민의 경제 불안 심리를 달래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지만, 현실과 동떨어진 안이한 경제인식이란 지적이 나온다. 특히 박 대통령의 일관되지 않은 메시지는 국민과 시장을 혼란하게 만들어 결국 정책에 대한 신뢰를 잃을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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