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억울한 세금부과, 국선 세무대리인이 도와드려요"

국세청, 2기 국선대리인 239명 위촉…신청률 83%로 급증

아주경제 김동욱 기자 = #. 청각장애인인 A(78)씨는 자신이 운영하지도 않은 유흥음식점에 대해 부가가치세 수백만원을 납부하라는 세무서 고지를 받았다.

A씨는 주변에 문의를 한 뒤 자신같은 영세 납세자를 위한 국선 세무대리인 제도를 소개 받았다.

​A씨의 억울한 사연을 들은 국선대리인은 A씨의 의붓딸이 명의를 도용해 유흥음식점 사업자등록을 하고 운영한 사실을 밝혀내 세금 전액을 취소하는 결정을 받아냈다.

B씨의 경우 아버지와 함께 주민등록에 올라있는데다 각각 주택을 보유하고 있다는 이유로 근로장려금 지급대상에서 제외됐었다.

그러나 국선대리인은 B씨 부자가 거주는 물론 실질적으로 생계는 따로 하고 있다는 사실을 입증해 B씨가 장려금을 받을 수 있도록 주선했다.
 

국세청은 신청자격이 있는 영세납세자가 국선대리인을 실제 신청한 비율은 제도 시행 첫해인 2014년 49.2%에서 지난해 83.7%로 대폭 증가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 2일 국세청 본청에서 위촉식을 진행한 제2기 국선대리인들이 김봉래 국세청 차장(앞줄 가운데)과 기념촬영하는 모습. [사진=국세청 제공]

영세납세자가 부과받은 세금에 대해 불복신청을 할 때 국세청이 세무대리인을 무료로 지원하는 국선대리인 제도가 시행 2년 만에 납세자들의 큰 호응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9일 국세청에 따르면 국선대리인을 통한 불복청구로 세금부과가 취소되거나 감면된 인용률은 2014년 30.5%, 2015년 28.2%에 달했다.

제도 시행 전인 2013년 세무대리인 없이 1000만원 이하 소액으로 이의신청을 한 경우 인용률이 16.3%(1042건 가운데 170건)에 그쳤던 것에 비교하면 인용률이 두 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국선대리인은 보유재산이 5억원 이하이거나 종합소득금액이 5000만원 이하인 개인의 청구세액이 1000만원 이하일 경우 지원받을 수 있다.

신청자격이 있는 영세납세자가 국선대리인을 실제 신청한 비율은 제도 시행 첫해인 2014년 49.2%에서 지난해 83.7%로 대폭 증가했다.

이처럼 영세납세자를 위한 국선대리인 제도가 도입된 이후 성과를 거두자 조세심판원의 '국선심판청구대리인', 서울시가 지원하는 '마을세무사' 등 비슷한 서비스가 확산되는 추세다.

국세청은 1기 국선대리인의 2년 임기가 만료됨에 따라 2기 국선대리인 239명을 새로 위촉했다. 2기 대리인 구성을 보면 세무사가 192명으로 가장 많고 회계사 30명, 변호사 17명 등이다.

영세납세자가 세금납부 관련 이의신청이나 심사청구를 할 때 해당 세무서를 통해 선정 신청서를 내면 국선대리인을 지정받을 수 있다. 세무서별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 가능한 국선대리인 명단을 확인할 수 있다.

국세청 관계자는 "앞으로도 영세납세자 권리구제 강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