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중국 철강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장 기간 침체됐던 철강업계엔 단기적 호재지만 장기적으로 중국 철강산업 구조조정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고 21세기경제보도(21世紀經濟報道)가 9일 보도했다.
마이스틸닷컴에 따르면 철강가격 동향을 지수화한 탕산 철강괴 가격지수는 8일 기준 64.8을 기록, 춘제 연휴전인 47에서 37%나 뛰었다. 현재 탕산 철강괴 가격은 지난 주 t당 2000위안도 돌파해 7일 기준 t당 2140위안(약 40만원)까지 올랐다.
정부 경기부양과 철강산업 구조조정 기대감이 작용한 요인이 크지만 일부 투기세력까지 가담하며 철강값 급등을 부추기고 있는 상황이다.
그 동안 경기 침체와 적자난에 문 닫았던 제철공장도 속속 생산을 재개하고 있는 모양새다. 탕산의 정펑철강 고위관계자는 “퇴출돼야 할 업체들이 기사회생하고 있다”며 “적자난이 심각한 업체들조차 (철강경기 회복 속에) 꿈틀거리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중국 정부는 철강업계의 과잉생산을 해소하기 위해 '좀비기업' 퇴출을 가속화하고 국유기업의 통합·합병 등 구조조정을 본격화하고 있다. 중국은 5년 안으로 1억에서 1억5000만t의 과잉 생산설비를 없앤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최근 철강값 급등에 죽어가던 업체들이 하나 둘씩 다시 생산을 가동하면서 장기적으로 철강업계 과잉생산을 해소하고 구조조정을 실시하는 데 장애물이 될 수 있다는 것.
실제 시장 수요가 뒷받침되지 않는 상황에서 철강가격 상승세가 언제까지 이어질지도 미지수다.
장레이 철강업 애널리스트는 “수요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상태”라며 “철강가격의 '반짝' 상승은 오히려 향후 재고량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 철강사 관계자는 “철강가격 상승은 좋은 일이지만 경계해야 할 필요가 있다”며 가파르게 오른만큼 가파르게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철강가격이 마치 주식시장처럼 달아오르고 있다며 비정상적인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중국 철강업계 생산과잉 문제는 심각하다. 현재 중국 철강 생산설비 규모는 약 12억t에 달한다. 하지만 지난 해 중국 철강생산량은 8억 t에 불과했다. 올해 철강 수요는 전년보다 더 떨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중국야금공업규획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철강수요량은 전년 보다 0.9% 줄어든 14억9900만t에 달할 전망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