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은숙 기자 =버니 샌더스가 예상을 뒤집고 미시간 승리라는 반전을 이뤘다. 무려 147명의 대의원이 걸려있어 격전지 중하나로 꼽히는 미시간에서 1위를 차지하면서 클린턴의 대선 가도에 다시 한번 제동을 걸었다고 CNN은 8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샌더스의 이번 승리는 그의 선거 캠페인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샌더스 상원의원은 8일 플로리다 주 마이애미에서 기자들과 만나 "경선을 진행할수록 승리를 위한 동력을 얻고 있다"면서 "(클린턴 전 장관에 비해) 20∼25%포인트 뒤질 것이라던 여론조사 결과나 버니 샌더스는 더는 가망이 없다는 정치 분석가들의 말을 보란듯이 뒤집었다"며 선거 캠페인에 대한 자신감을 표현했다.
샌더스 의원은 또 "미국인들이 말하려는 것은 부패한 선거자금 모금제도와 망가진 경제, 제 기능을 못하는 형사사법제도에 그들이 지쳐 있다는 점"이라며 "버니 샌더스의 선거운동은 사람들의 혁명, 정치혁명을 말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클린턴 전 장관의 패배는 샌더스 의원이 집요하게 비판하고 있는 월스트리트와의 연결고리에 대한 대중들의 의구심이 여전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CNN은 지적했다.
비록 2%포인트 차의 근소한 승리를 거뒀지만, 대표적인 공업지대로 꼽히는 미시간에서의 승리는 공업지대가 포진해 있어 러스트 벨트(rust-belt)로 불리는 오하이오, 일리노이, 위스콘신의 경선에서 샌더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번 결과는 샌더스가 강력하게 밀고 있는 경제개혁 메시지가 백인 노동자들이 밀집해 있는 이들 지역 유권자들에게 설득력을 가지기 시작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현지언론들은 분석했다.
비록 현재 민주당 경선 레이스의 판세는 클린턴 전 장관에게 유리한 상황으로 기울었지만, 샌더스 의원은 8일 경선 결과를 바탕으로 15일 '미니 슈퍼 화요일'에서 클린턴 전 장관과 맞설 수 있는 발판을 어느 정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샌더스 의원은 미시간 주에서 클린턴 전 장관의 지지기반인 흑인들의 표를 상당부분 잠식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포스트(WP)는 "샌더스 의원은 지금까지의 경선에서 흑인 표를 평균 16% 정도 얻는데 그쳤지만, 미시간 주에서는 30% 가량 얻었다"며 예상을 깬 샌더스 의원의 승리는 흑인 표 잠식 덕분이라고 분석했다. 그동안 힐러리 클린턴은 흑인 유권자에게 지지에 힘입어 남부 지역 경선에서 승리를 거두었으며 8일에는 미시시피도 83%의 지지를 얻으며 압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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