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중국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에서 정협 위원으로 활동하는 푸쥔(傅軍) 신화롄(新華聯)그룹 회장은 지난 9일 양회 기간 중 열린 한 소조토론회에서 손목에 찬 38만 위안(약 7000만원) 짜리 고가 명품 시계를 내보였다. 중국도 자국 명품 브랜드를 적극 키워야 한다는 의미에서 꺼내 든 것이었다.
하지만 푸 의원의 명품 시계 ‘과시’는 오히려 ‘양회=부자들의 클럽’이라는 논란을 부추기는 도화선이 됐다. 누리꾼들은 “명품시계로 서민들은 정협위원이 될 수 없다고 말한 셈”, “양회는 이미 부자들의 클럽이 된 지 오래”라고 비난했다고 홍콩 명보(明報)가 10일 보도했다.
중국에서 매년 열리는 양회에는 부자 구락부(클럽), 부자들의 잔치라는 꼬리표가 따라붙는다. 지난 2002년부터 자본가 계급의 공산당 입당을 허용하면서 기업인들이 양회 대표로 정치에 활발하게 참여하면서부터다.
실제로 경제 전문매체 차이신(財新)에 따르면 중국 부자연구소 후룬이 올해 발표한 자산 규모 10억 달러(약 1조2000억원) 이상인 중국인 억만장자 568명 중 107명이 양회 대표다. 이중 전인대 대표가 57명, 정협 위원이 50명이다. 107명 부자 대표의 총 재산은 3500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1인당 33억 달러(약 4조원)의 재산을 보유한 셈이다.
마화텅 텐센트 회장, 쭝칭허우 와하하 회장, 레이쥔 샤오미 회장, 리옌훙 바이두 회장, 쉬자인 헝다그룹 회장 등 굵직한 기업인들이 대표적인 '부자 대표'들이다.
시진핑(習近平) 지도부가 호화사치 척결을 외치면서 양회에 참석하는 대표들의 옷 차림이 검소해졌지만 그 이전만 해도 매년 명품 백과 시계, 액세서리 등으로 치장한 양회 대표들의 옷차림은 논란거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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