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장슬기 기자 = 금융당국이 성과주의 문화 확산을 강조하고 나서자, 금융복합점포 직원들의 시름은 더욱 깊어졌다.
일반 지점에 비해 실적이 낮고 내방고객도 많지 않아, 성과주의가 본격적으로 도입될 경우 낮은 평가를 받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현재 신한금융지주의 복합점포는 전국에 총 27개, 하나금융지주는 19개, KB금융지주는 16개, NH농협금융지주 총 5개가 운영되고 있다.
복합점포는 금융당국이 업권별 칸막이 규제를 완화하기 위해 추진한 정책의 일환으로, 증권사와 은행 및 보험사가 한 장소에서 영업을 하도록 한 점포다.
점포 수가 가장 많은 신한지주의 경우 한 점포당 은행 직원 10여명, 증권 직원 10여명 등이 근무하고 있으며 전체 복합점포 직원 수는 약 550여명으로 예상된다.
하나지주 역시 한 점포당 약 20여명의 직원이 근무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KB지주의 전체 복합점포 직원들은 약 100여명, 농협지주에는 220여명이 각각 근무하고 있다.
복합점포는 소비자들의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은행, 보험, 증권을 아우르는 원스톱 서비스를 운영한다. 소비자들은 각기 다른 영업점을 방문할 필요 없이, 한 영업점에서 연계된 금융 업무를 볼 수 있다.
하지만 금융당국의 기대와는 달리 여전히 복합점포는 자리를 잡고 있지 못하다는 평가다. 지주사들은 복합점포 출범 이후 실적을 따로 공개하고 있지 않다. 일반 점포에 비해 실적이 낮다는 이유 때문이다.
2012년 복합점포를 가장 먼저 운영한 신한지주의 경우 현재 수익률이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타 복합점포의 경우 금융권에서 자리를 잡으려면 시일이 걸릴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복합점포에 입점한 보험사의 경우에는 실적 달성이 더욱 어렵다. 보험상품의 특성상 은행이나 증권사에 비해 연계영업 시너지를 내기가 쉽지 않고, 불완전판매 예방을 위해 직접적인 영업(아웃바운드)을 규제한 점도 한계로 꼽힌다. 실제로 지난해 복합점포 내에 입점한 보험사들은 한 달 실적이 10건 이내에 그치기도 했다.
이렇다보니 금융권의 성과주의 확산은 이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직접적으로 제도가 시행되지 않고 있더라도, '일한 만큼 받는다'는 분위기 확산은 이들을 더욱 불안하게 한다는 지적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복합점포는 출범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일반점포에 비해 내방객 수도 적고 생각보다 연계영업이 수월하지 않다"며 "본사에도 기본적으로 복합점포의 상황을 알고 있기 때문에 직접적으로 실적 압박을 하고 있진 않지만, 직원들이 자체적으로 부담감을 느끼고 있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최근 핀테크, 비대면거래 활성화 등으로 객장을 찾는 고객들이 줄고 있는 추세라 아직 홍보가 덜 된 복합점포는 조용할 수밖에 없다"며 "현재 상황에서 성과주의에 대한 압박이 거세질 경우 복합점포가 아닌 일반 지점으로 다시 이동을 원하는 직원들이 늘어나게 될 것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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