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기준금리 9개월째 1.5% 동결… 이주열 총재 "인하 효과 제한적"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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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3-10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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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0일 오전 서울 중구 남대문로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의를 주재하고 있다.[남궁진웅 timeid@]


아주경제 홍성환·문지훈 기자 = 한국은행은 10일 금융통회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1.50%로 동결했다. 앞서 지난해 6월 기준금리를 1.75%에서 1.50%로 0.25%포인트 내린 이후 9개월째 현 수준을 유지한 것이다.

최근 경제지표가 부진하게 나오면서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필요성이 높아졌지만 국내외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짐에 따라 상황을 좀 더 지켜보자는 판단에서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금통위 이후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국제 금융시장의 불안이 많이 진정됐지만 불안 요인이 해소됐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지금처럼 대외 여건이 불확실한 상황에서는 금리 인하가 실물경제에 미치는 효과가 제약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국내 경기 부양을 위해 기준금리를 내리는 것보다 불안정한 모습이 보이고 있는 국내외 금융시장을 우선적으로 감안한 선택이다.

실제로 연초부터 중국 경제에 대한 우려로 세계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불거지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에 충격이 발생하는 등 불안감이 커진 상황이다. 중국의 2월 수출이 작년 같은 달과 비교해 25.4%나 급감했다. 이는 2009년 5월 이래 6년여만에 가장 큰 하락폭이다.

여기에 국제유가 하락 등 여러 악재가 겹치면서 국제 금융시장은 크게 출렁거렸다. 최근 국제유가 반등으로 국제 금융시장이 다소 안정을 찾은 흐름이지만 불안감은 여전히 가시지 않은 상황이다.

1200조원을 넘긴 가계부채 역시 금리 인하를 제약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정부가 지난 2월부터 주택담보대출 심사를 강화했음에도 불구하고 2월 한달간 가계대출이 3조원이나 증가하며 예년 수준을 웃돌았다.

또 유럽중앙은행(ECB),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등 주요국의 통화 정책 결정도 앞두고 있다는 점도 금리를 결정하는 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외에 일본은행이 도입한 마이너스 금리가 기대와 다른 결과가 나타나면서 기준금리 인하 효과가 크지 않다는 의견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주열 총재는 "현재 기준금리 1.5%는 완화적인 수준이라고 본다"면서 "타국은 디플레이션 우려에 휩싸여 있고 경기가 거의 침체 수준이기 때문에 기축통화 지위를 위해 마이너스 금리 등의 조치를 하고 있는 것으로 다른 중앙은행과 비교·판단하는 것은 동의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한편, 하성근 금통위원이 2월에 이어 이번 달에도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인하해야 한다는 소수의견을 제시했다. 하지만 기준금리 인하를 주장하는 소수의견이 추가로 나오지 않아 당분간 금리 인하 기대감이 크게 확대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다만 향후 대내외 경기 개선이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고, 특히 다음달 한은이 올해 국내총생산(GDP) 전망치를 하향 조정할 경우 금리 인하를 요구하는 주장이 더욱 힘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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