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의 언론들은 바둑의 역사와 게임의 규칙에 대해서 자세히 소개하면서, 동양의 체스라고 불리는 바둑이 얼마나 복잡하며 '인간적인' 게임인지를 설명했다.
뉴욕타임스는 "바둑은 상대방을 '느끼면서' 두는 게임으로 알려져있다"면서 "이러한 게임에서 기계가 승리했다는 것은 의미하는 바가 크다"고 평가했다. 블룸버그는 "2500년의 역사를 가진 동양의 게임은 경우의 수가 너무도 많아 기계가 도전하기 힘든 게임으로 꼽혀왔다"면서 "이러한 게임에서 기계가 거둔 승리는 많은 이들에게 충격을 주었다"고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역시 "바둑은 가로 19줄, 세로 19줄의 판에서 이뤄지는 복잡한 게임"이라며 "이번 승리는 1997년 IBM 인공지능 체스 프로그램 ‘딥블루’가 세계 체스 챔피언인 개리 카스파로프를 꺾고 난 이후 컴퓨터가 비약적인 발전 거뒀음을 보여줬다”고 지적했다.
바둑 인구가 많은 중국과 일본의 언론들은 이세돌의 패배에 더욱 충격 섞인 반응들을 내놓았다. 중국신화통신은 “예상 뒤집고 이세돌이 알파고에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다”고 전했으며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최후까지 ‘인간의 우위 종목’으로 여겨진 바둑에서도 컴퓨터가 인간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고 보도했다.
외신들은 알파고가 인간처럼 심층학습과 시행착오를 통해 판단을 내리는 수준까지 올라간 것에 주목했다. 결국 기계가 스스로 학습하고 자신의 수준을 올리는 '딥 러닝'이 얼마나 높은 수준으로 발전했는지를 알파고가 증명해 보였다는 것이다.
하워드 위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 교수는 뉴욕타임스(NYT) 기고문에서 “알파고는 기계가 인간의 방식으로 배우고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을 처음으로 입증했다”고 강조했다.
한편 미국 CNBC 방송은 "이번 승부 최대승자는 알파고 만든 구글”이라고 보도했다. 남은 승부와 관련없이 구글은 이번 대국을 통해 인공지능의 선두주자로 우뚝 섰을 뿐만 아니라 톡톡한 홍보효과도 누렸다고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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