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내부 분열로 공천심사 중단 위기에 놓였던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회가 11일 가까스로 갈등을 봉합했다. 소통에 힘쓰겠다는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과 공관위원들은 "송구스럽다"며 고개를 숙였다.
기구 운영을 정상화한만큼 당장 12일 오전, 4차 공천심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공천 살생부, 막말 녹취록 파문에 내부 갈등까지 더해지면서 심사에 차질을 빚었던 만큼, 주말께 속도를 내 만회할 것으로 풀이된다.
◆ "공관위 정상화 필요성에 공감"…이한구, '독선적 운영 사과' 여부엔 답변 회피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이 위원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앞으로 더 많은 소통으로 공관위 구성원 모두가 합리적이라고 느낄 수 있도록 전 구성원이 노력하기로 했다"면서 "현재 문제는 빠른 시일 내 해결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빠른 공천결정을 바라는 전국 예비후보자들의 여망에 부응할 수 있도록 공관위 심사 속도를 더 빠르게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위원장의 곁에는 황진하 사무총장(공관위 부위원장), 홍문표 제1사무부총장, 박종희 제2사무부총장, 김회선 클린공천지원단장 등 당내 공관위원들이 함께 서 있었다. 발표가 끝난 후 서로 악수를 나눴다. 그리고 이들은 별도의 질의를 받지 않은 채 자리를 떴다.
앞서 공관위는 황 사무총장과 홍 부총장이, 이 위원장의 독선적 회의운영 등을 이유로 공관위 활동 중단을 선언하면서 파행을 빚었다. 특히 김무성 대표의 지역구(부산 중·영도구)에 대한 경선 발표를 이 위원장이 보류하면서 사태가 촉발됐다.
이들의 입장은 이날 오전까지도 평행선을 달렸다. 황 사무총장은 원내대책회의에서 "당 대표에 관한 사안까지도 공관위원장이란 이름으로 독선적으로 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며 이 위원장을 비난했다. 반면 이 위원장은 당사에서 만난 기자들에게 "누구든 공관위원장에게 그런 걸(김무성 대표 경선 발표 강행) 강요해선 안 된다"며 '마이웨이'를 고수했다.
하지만 오후 들어 황 사무총장과 홍 부총장이 공관위 회의에 참석해 약 3시간 가량 대화를 나누면서 극적으로 기구운영을 정상화하는 데 합의했다. 회의 참석 전 황 사무총장은 김무성 대표와 국회 의원회관에서 만남을 가졌으나, 어떤 대화가 오갔는지에 대해선 침묵했다.
브리핑 직후 박 부총장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극적 합의의 배경에 대해 "공관위 운영이 빨리 정상화돼야 한다는 인식의 공감이 있었고, 걸림돌이 됐던 문제에 대해서는 다 이해하니까 운영해가며 하나하나 해결하자고 한 것"이라며 "서로의 필요에 의해서 합의했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문제가 됐던 독선적 운영에 대해 사과를 했느냐는 질문에 이 위원장은 "아까 (기자회견문) 읽은 것 못 들었느냐"라며 즉답을 피했다. 홍 부총장 역시 "위원장 입으로 화합해서 잘 하겠다고 하면 된 것"이라고 우회적으로 답했다.
◆ 12일 4차 경선·단수추천자 발표…수도권 중심 20~30곳
봉합이 완벽하진 않아도 일단은 시간이 촉박한만큼 공첨심사에 주력하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모든 경선을 마무리하고 공직후보자를 등록해야 하는 날짜(24~25일)까지는 보름도 채 남지 않았다.
당은 우선 12일 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20~30개 가량의 4차 경선지역 및 단수추천지역을 발표하기로 했다. 서울 동작을에 단독으로 신청한 나경원 의원 지역을 포함한 수도권과 외곽지역이 될 전망이다.
박 부총장은 김 대표를 비롯해 공천 살생부 파문에 연루된 정두언김용태 의원의 단수추천 여부에 대해선 "이번 주 안에 다 풀릴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또한 4차 발표 중 현역의원 컷오프(공천 배제) 비중을 묻는 질문에 "공관위에서 컷오프를 공식적으로 얘기하진 않는다"면서도 "내일은 없는 것 같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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