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다시 시작된 '불금' 택시대란… 강남, 강북 서울시 전역이 전쟁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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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3-13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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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피존' 시범운영 '반짝 효과' 한시적 교통정책 신뢰도 의문

지난 12일 오전 2시께 서울 강남역 인근에서 시민들이 택시를 잡기 위해 대로변까지 나와 있다. 강남역~신논현역 구간에서 작년 연말까지 시행된 '택시 해피존' 제도가 종료된 이후 택시들의 승차 거부는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다. [사진=조득균 기자]

 

아주경제 조득균·박성준 기자 = 지난 12일 오전 1시께 서울 강남역 인근 큰길. 일명 '불금'을 막 넘긴 시간에 수 십명의 시민들이 서로 택시를 타겠다며 대로까지 나와 한 손을 흔들고 있다. 위험천만한 행동이지만 이들에게는 집으로 돌아가기 위한 혼신의 발버둥이다.

하지만 택시들은 이들을 보긴 했는지 바로 앞에서 빠른 속도로 지나쳤다. 어떤 무리는 최근 유행 중인 택시앱을 빠르게 거듭 눌러보지만 이 역시 도움이 되진 않았다. 20~30분 호출 버튼을 눌렀지만 정작 돌아오는 답은 "인근에 택시가 없다"는 말 뿐이었다.

그렇게 1시간 가까이 택시 10여 대를 보냈다는 김성수씨(29)는 "회사가 강남 근처에 있는데다 잦은 야근과 회식으로 밤 늦게 또는 다음날 새벽 귀가하는 경우도 많다"면서 "멀리서 다가오는 택시가 이미 예약등을 켜놓거나 모두 만원인 때 한숨만 나온다"고 말했다.

서울의 금요일 늦은 밤 강남 일대가 다시 전쟁터로 바뀌었다. 바로 택시를 잡기 위한 싸움이다. 당장 서울시에서 이 일대에 작년 연말까지 3개월 동안 '해피존'을 시범운영할 때 잠시 불편이 해소되는가 싶더니 택시난은 또 등장했다.

'해피존'은 서울시가 강남역 등 택시수요가 많은 장소의 반복적 승차거부를 없애고, 원활한 택시공급을 이끌겠다며 지난해 10월 처음 선보였다. 금요일 오후 11시부터 다음날 오전 2시 사이 정해진 장소에서만 승차·하차가 이뤄졌고 관련 택시에는 소정의 인센티브를 지급해 업계 및 시민 만족도가 꽤 높았다.

하지만 해피존 제도가 종료되면서 택시대란은 곧장 재현됐다. 이 때문에 택시 해피존은 시민들에게 한시적 대안이란 이미지를 부각시키면서 서울시 교통정책의 신뢰도까지 더할 나위 없이 추락하고 있다. 덩달아 연말에 집중적으로 벌이던 승차거부 단속이 손을 놓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시민들의 불만은 폭발 직전이다. 한 시민은 "택시에 오르는 줄이 짧게 20분, 길게는 40분이 늘어선다. 그 많은 택시가 어디 있는지 모르겠다"면서 "서울시가 다양한 정책을 펼쳤지만 정작 나아진 게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택시업계 분위기도 별반 다르지 않다. 개인차량을 모는 김은택씨(51)씨는 "과거 심야시간에 손님을 태우면 한 건당 3000원인가를 준다는데 어느 기사가 그거 받겠다고 교통지옥인 강남으로 들어가나"라며 "그 지역을 빠져나올 때면 빈 차량으로 이동해서 오히려 더 손해가 크다"고 싸늘한 반응을 보였다.

주말을 앞두고서 힘든 귀가는 강북지역도 마찬가지다. 다시 말해 서울전역에서 예외는 없다. 같은 시각 직장인 김동현씨(26)씨도 종각거리에서 택시를 잡으려 한 시간 넘도록 씨름했다. 길을 건너가고, 중심상권을 벗어나 보기도 했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다.

서울시는 이런 택시난의 근본적 원인이 수요와 공급의 불일치에 기인한다고 분석하면서도 뾰족한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대체 교통수단이 없는 야간시간에 집중적으로 수요가 몰려 공급자인 택시 운전자들의 '골라 태우기'가 이뤄진다는 것이다. 아울러 개인택시 운전자 중 고령자가 많아 심야근무를 기피해 택시공급 부족 현상을 거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 택시정책팀 관계자는 "작년 연말까지 선보였던 해피존의 경우 지속성 담보 차원에서 국토부에 제도개선을 요구해 놨다"며 "또한 해피존의 확대 검토뿐 아니라 개인택시 부제 해제, 심야택시 확대 유도 등으로 택시난 해결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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