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신문 백현철 기자 = 서울시가 경복궁 서촌 지역에 프랜차이즈 카페, 음식점 등의 입점을 제한하는 계획을 발표하면서 정책의 실효성에 대해 지적이 일고 있다.
14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서촌 지역의 자하문로변과 사직로변을 제외한 프랜차이즈 일반·휴게음식점, 제과영업점 입점을 원천적으로 금지하는 지구단위계획 재정비안을 17일까지 열람공고 했다.
이번 재정비안은 지난해 11월 발표한 젠트리피케이션 종합대책의 일환으로 추진됐다.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이 심각하다고 판단되는 서촌 지역에 선도적으로 정책을 내놓은 것이다.
문제는 시가 서촌 지역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에 대한 실태파악도 하지 않고 보여주기식 졸속 행정으로 입점 제한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유동인구가 몰리는 자하문로변과 사직로변을 제외한 일부지역에 프랜차이즈 입점 제한은 근본적인 젠트리피케이션을 해결책이 아니라는 지적이다.
이선민 맘편히장사하고픈상인모임 정책국장은 “문제의식에서 정책을 내놓은 것은 다행이지만, 대로변을 제외한 프랜차이즈 입점 제한은 보여주기식 행정 절차”라며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위해 피해 당사자들의 현황을 파악하고 상가법 개정을 추진하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실례로 서울 성동구는 지난해 제정된 젠트리피케이션 방지 조례를 기준으로 프랜차이즈의 입점을 제한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재산권 침해 논란을 없애기 위해 이해당사자인 건물주와 임차인, 지역활동과, 주민 등으로 구성된 주민협의체를 통해 최대한 상호협력을 끌어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성동구 지속가능정책팀 고선근 팀장은 “프랜차이즈 입점 제한은 민감한 부분이기 때문에 주민협의체에서 이해와 공감대를 끌어내기 위해 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조례에 따라 단계적인 과정을 거쳐 입점 제한을 추진하고, 안될시 적극적인 법정 소송까지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서울시의 젠트리피케이션 대책의 추진에 대해 반가움을 표하면서도 실효성에 대해선 의문을 남겼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미국·영국 등 선진국에서도 역사적인 지역에 프랜차이즈의 입점을 제한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서울시가 서촌 지역에 프랜차이즈의 필요 여부에 대해 지역 주민들과 충분히 협의를 하고, 계획을 수립하는 것인지에 대해선 의문 부호가 남는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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