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개인정보 영장 없이 제공 않기로" 내부 결정

[네이버]

아주경제 이정하 기자 = 네이버가 이용자의 개인정보 보호와 수사기관 협조를 두고 갈등 중인 가운데 내부적으로 법원의 영장 없이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수사기관에 제공하기 않기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전체 서비스 영역에서 프라이버시 보호 철학을 더욱 강화하기로 했다. 또 수사기관의 요청에 대해서는 영장주의를 준수할 방침이다.

네이버는 지난 10일 이용자 차경윤씨와의 손해배상 소송 상고심에서 승소 판결을 받았다. 네이버는 차씨의 개인정보를 수사기관에 제공했으나, 차씨에게 위자료를 줄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차씨는 2010년 3월 네이버 카페에 당시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피겨스케이팅 선수 김연아씨를 포옹하려다 거부당한 것처럼 보이는 이른바 '회피 연아' 동영상을 올렸다.

이후 유 장관은 동영상을 게시한 사람들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다. 경찰은 네이버에 통신자료 제공 요청서를 보내 차씨의 이름, 주민등록번호, 휴대전화 번호 등 개인정보를 받았다.

차씨는 네이버가 서비스 이용약관에 따라 이용자 개인정보를 보호해야 할 의무를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고 판단, 소송을 제기했었다.

네이버는 최근 내부적으로 이와 관련해 수사기관의 요청에 영장주의를 준수할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지나, 민감한 내용으로 공식적으로 개인정보 제공 방침에 대해 밝힐 지 여부는 미정이다.

시민사회단체는 이용자 편에서 개인정보 보호를 주장하고 있고, 수사기관은 신속한 수사의 공익적인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카카오는 2014년 10월 검찰의 통신제한조치에 응하지 않겠다고 밝혔으나 1년 만에 번복했다. 네이버도 이용자의 개인정보 보호와 수사 협조 사이에서 갈등이 계속될 공산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