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 배당수익률 G20 중 여전히 바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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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3-14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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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혜림 기자 = 국내 기업이 배당 총액을 늘리고 있지만 연간 배당금을 연말 시가총액으로 나눈 배당수익률은 주요 20개국(G20) 가운데 여전히 바닥권인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삼성증권에 따르면 시장조사 기관인 톰슨로이터가 모건스탠리 캐피털 인터내셔널(MSCI) 지수에 편입된 한국 상장사(107개사)를 상대로 지난 9일 현재 추정한 향후 1년간 배당수익률은 평균 2.01%다.

MSCI에 편입된 기업은 한마디로 그 나라를 대표하는 상장사로, 9일 이들 기업의 주식 100만원어치를 샀다면 앞으로 1년간 평균 2만100원가량을 배당으로 받을 것으로 추정된다는 의미다.

톰슨로이터가 MSCI에 편입된 기업들을 상대로 나라별 배당수익률을 추정한 결과를 보면 한국 상장사의 배당 수준은 G20 중 데이터가 입수되지 않은 사우디아라비아, 아르헨티나, 터키 등 3개국을 뺀 17개국 가운데 16위다.

국가별로는 호주와 러시아가 각 5.24%로 제일 높고 이탈리아(4.65%), 브라질(4.64%), 영국(4.54%)도 한국의 2배를 넘는 수준이다.

프랑스(3.82%), 유로존(3.78%), 남아프리카공화국(3.46%), 독일(3.40%), 캐나다(3.38%)는 3%대다. 미국(2.33%)이나 일본(2.50%)은 물론 인도네시아(2.59%), 중국(2.97%), 멕시코(2.18%)도 한국보다 높다. 인도(1.90%)만 한국보다 배당수익률이 낮은 수준이다.

유승민 삼성증권 이사는 "톰슨로이터는 최근 자료 등을 토대로 일주일에 한번씩 추정치를 업데이트한다"며 "MSCI에 편입된 한국 기업들은 대형주 위주여서 전체 상장사 평균보다 배당수익률이 높은 편임에도 자본시장 발전이 우리보다 늦은 중국과 비교해도 아직 낮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최근 국내 기업은 배당을 늘리는 추세다. 

삼성증권이 이들 기업을 포함해 코스피200에 속한 12월 결산법인 중 190여 곳의 2015 사업연도에 대한 기말 배당금을 집계한 결과, 올해 4월 전후로 지급될 배당금은 총 17조2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아직 전체 12월 결산법인 상장사의 배당금 규모가 확정되지 않은 상태이지만 올해 배당금은 이미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역대 최대인 지난해 연간 코스피 상장사의 배당금은 16조원대 수준이었다.

코스피 상장사의 연간 배당금 규모는 2000년대 초반까지도 4조∼8조원 수준이었으나 중반 무렵부터 10조원대를 넘었다. 2011년 16조원대로 급증한 뒤 3년 연속 감소하다가 지난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강현철 NH투자증권 이사는 "대기업을 지배하는 오너들의 지분율이 낮기 때문에 배당을 하면 '내 돈이 샌다'는 의식이 있다"며 "근본적으로는 지배구조가 개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배당수익률이 글로벌 평균인 2.4∼2.5% 수준까지 오르려면 갈길이 멀었다"며 올해 배당 증가의 자극제가 된 정부의 기업소득 환류세제 등 정책 약효도 제한적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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