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청년 창업도 하고 골목상권도 살리는 '이화 스타트업 52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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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3-14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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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년 창업 상가, 임대료 800~1000만원에 월세 60~100만원 가량 책정

  • "골목경제 되살리며 청년 창업문화 거리 조성되는 지역경제 상생 모델 되길"

▲11일 오전 11시 이화여대 정문 인근 골목에 위치한 E∙Compagnion(이꼼빠뇽) 공방 갤러리 앞에서 '이화 스타트업 52번가' 오프닝 행사가 열렸다. 개점을 준비 중인 이화스타트업 52번가 상점의 모습. 사진=최수연 기자

아주경제 최수연 기자 = "대학생들이 창업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과 동시에 골목 상권을 활성화하는 좋은 취지인 만큼 건물주들이 권리금도 없이 저렴하게 임대료와 월세를 책정했다.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대학과 지역경제가 상생할 수 있길 바란다."(차영순 이화여자대학교 조형예술대학 교수)

이화여자대학교 정문을 등지고 오른쪽으로 5분 정도 걸어가다 보니 침침한 분위기의 좁은 골목길이 펼쳐졌다. 양쪽에는 옷가게, 보석가게 등으로 보이는 다양한 종류의 상가들이 드문드문 들어서 있지만 활기를 잃은지는 오래 돼 보인다.

지난 11일 오전 11시 이화여대 정문 인근 골목에 위치한 이꼼빠뇽(E∙Compagnion) 공방 갤러리 앞에는 '이화 스타트업 52번가' 오프닝 행사가 한창이었다. '이화 스타트업 52번가' 프로젝트는 청년들이 기업가 정신을 학습하고 창업을 경험할 수 있도록 예술, 문화, 기술이 결합된 청년창업문화 거리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대학생으로 구성된 6개 팀(HAH, JE.D, 위브아워스, 지홍, 데이그래피, 아리송)이 4곳의 상점에 입주해 있다. 사업 품목은 패션과 생활용품 등이다. 또 이화여대 조형예술대학 섬유예술과와 디자인대학원 크래프트디자인전공이 주관하는 2개의 '갤러리 & 아틀리에 E∙Compagnion' 매장도 들어섰다.

이대 상권은 1980~90년대 패션 스트리트로 이름이 알려지면서 인기를 끌었지만 상가 임대료가 상승하면서 원주민들과 상인, 예술가들이 모두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2000년대 접어들면서 무분별하게 프랜차이즈와 상업시설이 들어서자 이대 상권만의 정체성을 잃었다. 그러다 주인을 잃은 상가들이 하나둘씩 생기면서 상권이 활기를 잃게 됐고 하늘높이 치솟던 임대료도 절반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이대 상권 임대료는 2011년 4분기에 1㎡당 4만6870원으로 3.3㎡당 15만4671원이었지만 2015년 4분기에는 1㎡당 3만원으로 3.3㎡당 9만9000원이었다.

이에 따라 이화여대와 서울 서대문구는 해당 골목길의 빈 점포들을 활용, 청년들의 창업활동도 돕고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이화 스타트업 52번가' 프로젝트를 추진하게 됐다.

상점의 임대료와 월세는 시세보다 저렴하게 책정됐다. 최유미 산학협력단 창업보육센터장은 "임대료는 800~1000만원, 월세는 60~100만원 정도 계약했다"며 "기업, 교수, 졸업생, 지인 등의 기부를 통해 1년 간 임대료와 월세를 책정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사업의 지속성이다. 현재 1년 간의 계약을 통해 저렴한 임대료와 월세로 청년창업문화 거리를 조성했지만 계약 기간이 지난 1년 후 부동산 시장 변화에 어떻게 대처하느냐가 관건이다.

최유미 센터장은 "정부와 협업해서 이 프로젝트가 지속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며 일부 사업으로 발생한 수익률의 5%와 그 외 기부 등을 통해서도 예산을 마련할 예정"이라며 "골목 상권이 활기를 되찾게 된다면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 건물주 등이 골목경제를 되살리기 위해 자발적으로 해당 취지에 동참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서대문구 관계자는 "지난해 이대골목주민연합 건물주 18명, 예술기획단체인 '문화활력생산기지'가 '이화 공방문화골목 임대료 안정화' 협약을 맺은 바 있다"며 " 이 협약으로 해당 건물주는 계약일로부터 최장 5년인 임대차 계약기간 동안 차임과 보증금 증액 청구를 유보하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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