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한준호·배인선·김근정 기자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대결을 계기로 중국 산업계도 인간과 인공지능(AI)간 대결을 통해 기술발전을 도모할 것이다." <완강 중국 과학기술부 부장>
이세돌 9단과 AI 컴퓨터 알파고와의 '세기의 대결'은 중국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兩會)에서도 화두였다. 그만큼 AI 산업에 대한 중국의 관심은 남다르다.
기업투자와 정부정책이 체계적으로 뒷받침되고 창업 열기도 달아오르며 중국 AI 산업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일 전망이다. 중국 시장조사기관 아이리서치는 중국 인공지능 시장 규모가 2020년 91억 위안(약 1조6500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AI 산업을 주도하는 것은 바이두·알리바바·텐센트로 대표되는 중국 인터넷기업 '3인방'이다.
‘중국의 구글’을 표방하는 바이두는 AI 발전에 회사의 미래를 걸었다. 2014년 미국 실리콘벨리에 3억 달러를 들여 인공지능 연구소를 세우고 200여명의 연구인력을 배치했다. 연구소 사령탑에는 과거 구글의 인공지능 연구를 주도했던 스탠퍼드대 앤드루 응 교수를 앉혔다. 지난 해 9월엔 AI를 탑재한 가상 비서로봇 ‘두미(度秘)’를 공개하는 등 딥러닝과 융합한 애플리케이션 개발, 이미지·음성 인식 기술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알리바바도 중국 과학기술부와 양자컴퓨터 전문 실험실을 공동 설립하고, 구글의 알파고와 유사한 AI 를 개발 중이다. AI 의 핵심 기반인 빅데이터 방면에서 경쟁력을 자랑하는 알리바바는 지난해 중국 최초 AI 플랫폼 'DT PAI'도 선보였다. 일본 소프트뱅크, 대만 팍스콘과 함께 로봇 전문 합자회사 '소프트뱅크 로보틱스홀딩스도 세우는등 가정용 로봇 시장에도 뛰어들었다.
텐센트도 '스마트컴퓨팅검색실험실(TICS LAB)'를 세우고 인공지능 연구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 해엔 자체 개발한 AI를 탑재한 기사쓰는 로봇 ‘드림라이터'도 선보였다.
'미래의 구글'을 꿈꾸는 중국 AI 스타트업의 성장세도 만만치 않다. 아이리서치 통계에 따르면 1월말 기준 중국내 AI 관련 스타트 업 규모는 100개에 육박한다. 이중 65곳에 현재까지 29억 위안 이상이 투자됐다. 지난 2012년 선전에 둥지를 튼 'UB테크로봇'이 대표적이다. AI를 탑재한 가정용 로봇 알파1,2 시리즈등 로봇 상용화에 성공한 이 업체는 잇달아 투자자를 유치하며 현재 10억 달러의 기업가치를 자랑한다.
중국 인공지능 산업 발전에는 정부의 정책 지원도 한 몫 한다. 올해부터 시행되는 중국 5개년 경제발전 청사진인 '13차5개년 계획'에서 제시한 100대 국가전략 프로젝트 목록에 뇌과학과 뇌 관련 연구는 네 번째로 올랐다. 지난 해 10월 국무원이 발표한 '인터넷플러스 행동계획 추진을 위한 지도의견'에도 AI와 관련된 내용이 포함됐다. 중국은 이르면 연내 AI 연구 프로젝트인 '차이나 브레인'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국내의 경우 공공분야를 중심으로 인공지능 연구가 시작돼 관련 투자가 진행중이지만 아직 본격화 단계에 이르지 못했다. 정보통신기술진흥터(IITP)는 우리나라의 인공지능 기술이 선진국 대비 2.6년의 기술격차가 있다고 보고 있다. 그럼에도 인공지능 분야는 아직 시장 전반을 지배하는 사업자가 없는 초기시장으로 보고 우리에게도 기회가 열려있다는 주장이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인공지능을 전략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올해 300억원을 투입, 플래그쉽 R&D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민간 주도의 지능정보기술연구소를 설립할 계획이다. 또 인공지능이 만들어 낼 사회⋅경제적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지능정보사회 플랜’도 수립 중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산·학·연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인공지능 응용·산업화 추진단'을 산업기술평가관리원에 설치하고 연간 100억원 수준으로 지원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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