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강영관 기자 = 베트남 수도 하노이 시내를 벗어나 동북쪽으로 이어진 국도를 5시간여 달리자 대규모 석탄화력발전소가 위용을 드러낸다. 60층 빌딩에 해당하는 220m 높이의 굴뚝과 대형 전기를 모아 보내는 스위치야드 시설이 인상적이다. 규모에 걸맞게 270MW급 보일러 4대와 540MW급 스팀발전기 2대 등도 화려한 모습을 자랑한다.
지난 10일 하노이에서 250km 떨어진 꽝닌성 깜빠시 몽정 지역에 위치한 '베트남 몽정1 석탄화력발전소' 현장을 방문했다. 현대건설은 한적한 이 시골마을에 베트남 북부 주민 510만여명이 1년간 사용할 수 있는 65억kWh에 달하는 전기를 생산하는 발전소를 지었다.
현대건설이 베트남전력청(EVN)으로부터 2011년 9월 약 14억7000만 달러(약 1조7000억원) 규모에 계약을 체결한 '베트남 몽정1 석탄화력발전소'는 같은해 12월 공사를 시작했다. 이어 2013년 11월 데미워터(미네랄을 제거한 순수한 물)를 생산하기 시작했고, 2014년 8월부터는 시운전을 진행하기도 했다.
2014년 9월 1호기 공사가 마무리됐다. 이어 지난해 12월 2호기까지 성공적으로 완료한 후 올해 1월 준공식을 개최했다. 단일 순환유동층(CFBC) 발전소로는 베트남 최대 규모이며, 화력발전소 공사로도 세계에서 손꼽힐 정도라는 게 현장 관계자의 설명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몽정1 발전소는 베트남 정부가 전폭적으로 지원하는 국책사업으로, 공사비의 40%는 한국수출입은행(KEXIM)에서, 나머지 60%는 아시아개발은행(ADB)이 조달한 양질의 공사로 손꼽히고 있다"고 설명했다.
발전소의 가장 큰 특징은 베트남에서 순환유동층보일러(CFBC)를 처음 도입하는 발전소라는 것이다. 이 기술은 현대건설이 삼척 화력발전소 건설현장에 도입한 첨단 기술로 5000~6000kcal 열량을 내는 고품질 유연탄이 아니라 열량이 낮은 저질 유연탄을 연료로 사용하면서도 열효율을 높일 수 있다.
베트남 북부는 무연탄 매장량은 풍부하지만 열량이 낮아 현재 석탄화력발전소의 주력을 이루고 있는 미분탄 보일러 연료로 사용하기는 어렵다는 한계를 적극 활용한 것이다.
현대건설은 몽정1 발전소 건설에 안전관리에도 최선을 다해 무재해 2282만5643시간을 달성해 베트남 정부 및 발주처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았다. 현대건설은 지난 1966년 베트남 항만 준설공사를 시작으로 베트남 건설시장에 진출한 이래 20여 건의 공사를 완공했다.
특히 지난 1998년에는 몽정1 발전소에 앞서 하노이 인근 팔라이에서 600MW급 팔라이 화력발전소 공사를 수주해 완벽하게 공사를 마무리한 바 있다. 당시에는 단순 시공만 담당했다면 몽정1 발전소는 현대건설이 설계·구매·시공(EPC) 방식으로 사업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맡아 진행했다.
현대건설은 몽정1 석탄화력발전소의 성공적 준공을 통해 만성 전력부족 국가인 베트남에서 추가 발주될 석탄화력발전소 시장을 선점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윤석 몽정1 발전소 현장소장은 "2009년 입찰 당시 현대건설을 비롯해 일본과 중국업체 등 3곳이 참가 의시를 표명했는데, 중국 업체가 워낙 저가로 응찰해 사실상 입찰을 포기하고 있었다"면서 "그러나 팔라이 발전소 공사에서 보여준 시공능력과 기술력을 눈여겨본 베트남전력청에서 현대건설의 참여를 적극 독려해 결국 입찰을 따낼 수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베트남 뿐만 아니라 저열량 무연탄을 보유하고 있는 동남아시아 국가에서도 순환유동층 석탄화력발전소 공사 발주가 이어질 것으로 보여, 현대건설은 이 지역에서도 추가 수주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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