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선국 기자 =농협중앙회 수장이 8년만에 바뀌었다. 최원병 회장은 지난 11일 대의원회의를 마지막으로 회장 업무를 마무리했고, 후임인 김병원 신임 회장은 14일부터 취임식과 경기 고양에 있는 농협이념중앙교육원 개원식 참석을 시작으로 공식 일정에 들어갔다.
김 회장이 자산 432조원, 계열사 31개, 임직원 8만8000명, 조합원 229만명을 둔 거대 조직 농협중앙회를 어떻게 이끌어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 회장은 14일 농협중앙회 본관 대강당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정부의 정책 방향에 발 맞춰 농업 분야의 창조경제 구현과 일자리 창출 등에 무게를 둔 비전과 미션을 밝혔다. 이날 취임식에는 농업인 조합원, 농협중앙회와 계열사 임직원 등 500여명이 참석했다.
김 회장은 취임사에서 "‘농업인이 주인으로 대접받고, 국민들로부터 사랑받는 농협’,‘국가 경제 발전에 크게 기여하는 농협’을 만들겠다"며 "농촌 현장과 회원농협, 전국의 농협사업장에서 임기 4년을 8년처럼 일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 회장은 조직운영의 지향점으로 ▲농협중앙회의 조직과 문화를 혁신하고 잘못된 관행을 바로 잡을 것 ▲농축협에 대한 컨설팅 기능을 강화하여 농축협간 균형있는 발전이 실현되도록 내실있는 지원을 할 것 ▲농협이념 교육 강화로 협동조합의 정체성을 회복하고 이를 농협 발전의 핵심 동력으로 삼을 것 ▲국민들로부터 사랑받는 '국민의 농협’으로 만들어 나갈 것을 제시했다.
특히 '농심 프로 젝트'를 다양하게 추진하기 위해 '창조경제 농업지원센터'를 설립하고, '도농 협동 국민운동'을 범국민운동으로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또 '농업인이 행복하게 농사지을 수 있도록 아낌없이 지원하는 농협’의 역할을 다 하기 위해 '농업인행복위원회'를 설치한다.
김 회장은 내년 2월까지 경제지주로 중앙회 경제사업 이관을 마쳐 '1중앙회-2지주회사' 체제로 사업구조 개편을 마무리해야 하지만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그는 회장 선거에서 농협경제지주를 폐지해 '1중앙회-1금융지주' 체제로 가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농협경제지주가 지역 농협과 사업을 경쟁하면 규모가 작은 지역농협이 피해를 본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이미 법 개정을 포함한 사업구조 개편 사업이 상당 부분 진행된 데다가 담당 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도 반대해 경제지주 폐지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에따라 김 회장은 경제지주 출범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조직 효율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공약을 수정할 수도 있다.
김 회장이 4년의 임기동안 해결해야 할 숙원의 과제들이 많은 가운데 자유무역협정(FTA) 이후 늘어난 농산물 수입으로 인한 농업계 피해 대책이 시급한 상황이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등 6개 연구기관의 발표를 보면 한·중 FTA 발효 후 20년간 농림업과 수산업은 각각 연평균 생산이 77억원, 104억원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농협중앙회가 회원조합과 조합원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도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중앙회가 자체 수익 증대에 주력할 것이 아니라 농민들의 사업에 기여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 전남 나주 남평농협 조합장 출신인 김병원 회장은 농협중앙회 회장 선거 방식이 민선제로 전환된 1988년 이후 최초의 호남 출신 농협 수장이다. 그는 전남대에서 농업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남평농협 전무와 조합장(3선)을 지냈다. 농협중앙회 자회사인 농협양곡과 NH무역에서 대표이사도 역임했다.
◆김병원 회장 약력
▲1953년 전남 나주 출신 ▲광주농고 ▲광주대 경영학과 ▲전남대 경영학·농업개발학 석사 ▲전남대 경제학 박사 ▲전남대 겸임교수 ▲한국벤처농업대학 교수 ▲13·14·15대 남평농협 조합장 ▲NH무역 대표이사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 자문위원 ▲전국 무·배추협의회 회장 ▲농협양곡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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