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중국 내 기업들은 매년 3월 15일 ‘소비자의 날’이 되면 긴장한다. 이날 저녁에 중국중앙(CC)TV에서 방영하는 ‘3·15완후이(晩會)'라는 프로그램 때문이다. 이는 지난 1991년부터 CCTV가 매년 방영하는 소비자 고발 프로그램이다. 소비자들의 각종 피해 및 불만 사례를 접수해 불량기업을 집중 고발하며 중국 소비자와 매체들 사이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한다.
15일을 앞두고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과연 어떤 기업이 ‘불량기업’으로 낙인 찍힐 지 사방팔방으로 알아보기까지 한다. 프로그램에서 폭로된 사건과 연루된 기업은 당장 주가가 폭락하기 때문.
올해는 특히 한국 기업들이 숨을 죽이고 있다. 앞서 현지 언론들은 올해엔 해당 프로그램에서 처음으로 문화예술 관련 상품도 비판 대상에 올릴 예정이라고 보도했기 때문. 최근 중국에서 '한류' 콘텐츠가 인기가 높다는 점을 고려하면 중국에 진출한 한국 엔터테인먼트 기업이 공격의 대상이 되지 않을지 주목된다.
특히 외국계 기업들은 해당 프로그램이 자주 폭로하는 단골 타깃이다.
지난해 방영된 프로그램에서 폴크스바겐과 닛산, 다임러 등 수입차의 수리비 과다 청구와 차량 결함 등이 집중 조명됐다. 이들 업체가 곧바로 문제점을 시정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2014년엔 일본 니콘 카메라의 검은 반점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뤘다. 이후 니콘 측은 소비자에게 사과하고 무상수리를 약속한 바 있다. 우리나라의 한 타이어 업체도 2011년 타이어 공장에서 재생고무가 사용된다는 의혹이 제기돼 사태 수습에 애를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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